[김성준 앵커 인터뷰] "반성한다. 권력과 거짓에 정면 승부하겠다"

이주형 기자 joolee@sbs.co.kr

작성 2016.12.16 11:28 수정 2017.01.04 11:3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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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으니 이젠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냐는 말도 나옵니다. 문제는 돌아가야 할 그 일상 속에 참사의 원인이 숨어있다는 겁니다. 원칙이 관행에 밀려나는 부실한 일상으로 그냥 돌아가 버리면 우린 언젠가 또 다른 세월호를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경제가 어렵고 국민이 힘드니까 일상을 되찾아가더라도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무기력해서는 안 되고, 무관심해서는 안 되고, 반목해서도 안 됩니다. 함께 힘내시기 바랍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한달 째 되는 날 SBS8뉴스에서 김성준 앵커가 했던 클로징멘트입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진 지금 이 시점에도 들어맞는 말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그 해 12월31일, 4년 가까이 진행했던 SBS8뉴스 앵커 자리에서 내려왔던 김성준 SBS 보도본부장이 2년 만인 19일 다시 앵커 자리로 돌아옵니다.

'촌철살인' 클로징멘트로 유명한 김성준 앵커는 최근 SBS뉴스가 JTBC뉴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자신도 정치부장과 뉴스제작국장으로 뉴스 제작에 참여한 간부로서 반성한다면서, 시청률과 별개로 언론 본연의 역할을 꾸준히 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도본부장으로서 사실상 보도국의 최종의사결정권자인 김 앵커는 앞으로 SBS뉴스는 부당한 권력과 거짓, 부조리와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면서, '소상한 뉴스', '현장에 있는 뉴스', '시청자를 대신해 앵커가 묻고 기자가 답하는 뉴스'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 촛불집회 국면을 계기로 SBS뉴스가 실제적으로 JTBC뉴스에 평일에는 밀렸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성준= 우리가 해야 할 본질에 충실하지 못했던 면이 있었던 거 아닌가. 저도 앵커는 아니었지만 뉴스 제작에 정치부장이나 뉴스제작국장으로 참여했던 간부의 입장에서 좀 반성하는 부분인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시청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시청률에 신경을 쓰다보면 8시 뉴스가 진행되는 특정한 시간대에 뭔가 특정한 재미있고 그림이 아주 화려하고 이런 것들을 내보내야 시청률 그래프가 툭툭 튀어 올라오는 걸 우리 다들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그런 식으로 해가지고 소수점이라도 시청률을 매일 올리려고 노력을 하고 그런 걸 또 잘 나오면 반가워하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그거보다는 우리가 꾸준하게 언론 본연의 역할을 꾸준히 해오는 게 시청률이 반 토막이 난다 하더라도 더 중요했던 거 아닌가. JTBC가 어떻게 뉴스를 했고 어떤 내부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잘은 모르지만 지금 볼 때 워치독의 문제. 감시견의 역할이라든지 언론이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을 시청률이나 다른 여러 가지 인지도나 이런 것과 무관하게 꾸준히 유지해 온 결과 아닌가 싶어요.
 
▲ 앞으로 선보이게 될 SBS 뉴스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간추려 본다면 어떤 뉴스가 되어야 한다고 보세요?

김성준= SBS 뉴스의 정체성은 굉장히 좁게 가려고 합니다. 부정과 부패와 부당한 권력과 거짓과 또는 부조리 이런 것들의 대해서 정면으로 승부하는 뉴스를 하려고 합니다.
 
▲ 과거에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생각하면 앵커가 뉴스를 다하는 거 같지만 사실은 앵커도 조직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한적인 권한만 갖고 있었다는 거죠. 하지만 지금 보도본부장이 되셨어요. 미국식이죠. 어떠세요? 더 이상 내가 책임을 미룰 데가 없다. 라는 점에서 어떻게 생각이 드세요?

김성준= 책임을 져야죠. 제가 목표를 제시하고 보도 구성원 모두에게 그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고 부탁하고 저 스스로도 앵커로 앉아서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되고.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그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면 결국은 책임까지 져야 되는 자리가 된 셈이니까.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고 좀 긴장을 하면 더 열심히 하지 않겠어요?
 
▲ 지금 목표제시 얘기를 하셨는데 목표를 제시하는 것과 실행은 또 다른 측면인데요. 옳은 방향제시가 된다고 해서 결과가 좋게 나오는 건 아니죠. 구체적으로 어떤 실행 방안을 갖고 계신가요? 그리고 기자들에게 뭘 주문하실 생각이신가요?

김성준=  SBS 뉴스는 이렇게 갈 겁니다. 첫번째로 소상한 뉴스가 될 겁니다. 시청자들이 SBS 뉴스를 보고 나면 "야, 오늘의 핵심뉴스에 대해서 정말 이제 그 진이 빠지도록 다 들었구나. 다 알겠다." 이런 뉴스가 될 거고요. 두 번째는 현장을 지키는 뉴스가 될 겁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 아무리 힘들고 맨날 똑같은 화면이 반복되고 그런다 하더라도 현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SBS는 항상 현장에 가 있을 거고 그 현장에 가 있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서 보여 드릴 거고요. 마지막으로 소위 통조림 리포트가 아닌 기자들이 앵커가 질문하고 기자가 대답하는 그런 뉴스가 될 겁니다.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게 앵커가 질문한다는 건 무슨 얘기냐면 시청자들이 원하는 질문들을 앵커가 대신 해준다는 그런 의미가 있는 거고요. 기자가 답한다는 것은 기자가 자기 스스로 판단해서 "이게 중요해" 해서 리포트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대답해 준다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준다는 그런 차이점이 있는 거죠.

그런 형식으로 뉴스가 바뀌게 될 거고요. 취재기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거 건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집요하게 취재하라. 집요하게 취재하면 팩트가 많이 들어오겠죠. 팩트 밖에 해결책이 없습니다. 팩트가 많으면 다른 모든 것들이 다 해결 된다고 생각해요. 다시 말해서 팩트가 있으면 기사도 좋은 기사가 나올 거고 출연을 해서 얘기를 해도 할 말이 많을 거고 뭐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 공부도 하셨고 또 워싱턴 특파원 3년 하시면서 미국 언론의 현실에 대해서도 많이 경험을 하셨을 텐데 저희 언론이 늘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 하면서 뭐는 삼류고 뭐는 이류고 이런 이야기 많이 지적하지 않습니까. 그런 잣대를 언론한테도 대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SBS 뉴스를 넘어서 한국 언론을 개선하고 이끌어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성준=  뭐 있을 수 밖에 없죠. 그런데 제가 미국언론은 일류고 우리 언론은 삼류다. 이런 얘기 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결국 전 세계 모든 언론이 모든 권력이나 또는 부나 이런 것들과 상대를 해서 언론자유 소위 국민의 알권리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과정이잖아요. 그런데 어떤 나라는 총칼로 짓밟히니까 힘든 경우는 있고 또 어떤 나라는 자본의 영향이 굉장히 커가지고 거기에 좀 언론이 휘둘리는 면도 있고 우리도 똑같은 영향이 있어 왔는데 언론이 시청자를, 수요자들을 좀 더 바라보는 뉴스를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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