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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

● 햐얀거탑 된 서울대병원…최순실의 닥터 김영재,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최순실 씨의 끝 모를 인사농단은 의료계까지 확대됐다. 최순실 정유라 모녀의 단골 병원인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 씨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가 되는 과정에도 최 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영재 씨를 시발점으로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서울대병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병원장 인선에 청와대의 노골적인 개입이 이어지는 등 국내 최고의 병원이 정치판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 씨는 김영재 의원의 단골 고객이다. 최 씨는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지난 2013년 10월부터 지난 8월까지 136회를 방문했다. 7.6일마다 한 번 꼴로 찾아가 필러, 보톡스 등 피부미용과 주사제 등 처방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김 씨 병원을 가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사실상 김 씨가 최 씨의 주치의 역할을 한 셈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김 씨는 지난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이 센터엔 성형외과가 개설돼 있지도 않고, 김 씨는 성형외과 전문의도 아니었다. 서울대병원 내부에선 “서창석 원장이 압력을 행사해 김 씨가 위촉됐다”는 말이 나왔고, 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2대 주치의 출신으로, 지난 5월 병원장에 취임했다. 서 원장 취임 직후 김 씨가 외래교수에 위촉된 것이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공개한 서울대병원 외래진료운영규정을 살펴보면, 외래교수를 위촉하기 위해선 교수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김 씨 위촉과정에 진료과 교수회의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능력과 실력에 대한 검증 없이 서 원장의 독단으로 외래교수에 위촉한 건 규정위반”이라고 밝혔다. 김영재 씨는 위촉 2주 만에 해촉 됐다.

김 씨에 대한 지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김 씨의 부인 박채윤 씨가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서 개발한 봉합사(의료용 실)는 김 씨가 외래교수에 위촉될 때 서울대병원 의료재료로 등록됐다. 통상 의료재료 등록엔 1년이 소요되는데, 해당 봉합사는 5개월이 걸렸다. 또 해당 회사는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지난해 4월 중남미, 지난해 9월 중국, 지난 5월 프랑스)에 동행했고, 김 씨 처남이 운영하는 화장품 제조사 존제이콥스는 프랑스 순방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청와대 명절선물용 화장품을 납품했고, 비슷한 시기 면세점에 입점했다. 두 회사는 별다른 매출 실적이 없었는데 1년 만에 갑자기 승승장구한 것이다.
[마부작침] 박근혜 대통령 - 최순실 게이트 인물 : 서창석
서울대병원이 이렇게 과도한 친절을 베푼 이유는 뭘까. 서울대병원 노조는“전현직 병원장들이 김영재 씨에게 서로 특혜를 주려고 경쟁했고, 병원장 공개 모집 시기에도 이런 시도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씨의 측근인 김 씨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대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종착점은 김 씨의 배후 최순실 씨였다고 추정 가능하다. 서울대병원장이 되기 위한 검은 거래가 있었던 아니냐는 의혹이다.

2014년 9월부터 1년 6개월간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원장이 주치의 사퇴 직후, 병원장 공모에 지원하면서부터 낙하산 인선 아니냐는 의심은 끊이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이사회에서 후보를 압축시킨 뒤,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부의 개입 여지가 상당히 크고, 사실상 대통령이 전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병원장 선거에서도 이사회 공모 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청와대의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도 서울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 김 씨에 대한 특혜에 반발한 교수들에게 불이익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환자가 최우선인 병원에 비선들의 전횡이 판치고, 여기에 편승한 의사들로 인해 서울대병원은 드라마 뽀얀거탑 속 병원과 다를 바 없이 된 셈이다.

의혹에 중심에 선 두 사람은 모두 최순실 씨와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김영재 씨는 “최순실 씨를 몰랐다”고 말했지만, 최 씨가 일주일에 한 번 씩 병원을 방문했다는 기록이 나오면서 해명이 무색해졌다. 서창석 병원장도 “최순실 씨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고, 의료용 실은 김 씨 부인이 찾아와 성형용 실을 써달라고 해서 성형외과를 연결시켜준 것 일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 원장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특히 특별검사 조사 대상에도 김영재 씨 특혜 의혹이 포함돼 있어 김 씨는 물론 서 원장에 대한 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 핵심은 최 씨가 어떤 이유에서 김영재 씨에게 전방위적 지원을 했는지다. 일각에선 ‘세월호 7시간’에 김 씨가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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