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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김종 전 차관, 국회에서도 거짓말

[취재파일][단독] 김종 전 차관, 국회에서도 거짓말
온갖 의혹에 대해 줄곧 거짓말로 일관해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국회에서 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전 차관은 7일 오전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은 김종 전 차관에게 “지난 5월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에게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 전 차관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박태환 김종
"박태환 측에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리우올림픽에 보내달라고 얘기했다. 난 그런 입장이 아니라고 얘기하면서 만약 가지 못했을 경우 해줄 수 있는 게 뭔지에 대해 설명했는데, 박태환 선수가 잘못 받아들인 것 같다. 내가 박태환을 보내준다고 얘기하면 정부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헌장을 위반하게 돼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난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경우) 독려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얘기했는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김종 전 차관은 분명히 “박태환을 리우올림픽에 보내주면 IOC 헌장을 위반하게 돼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을 정반대로 호도하는 발언입니다. 박태환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막는 것이 오히려 IOC 헌장을 위반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금지약물 복용 선수는 징계 만료 이후에도 올림픽 출전을 하지 못한다는 이른바  ‘오사카 룰’은  2011년 10월 국제스포츠계의 ‘대법원’으로 불리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의해 무효가 됐습니다. 당시 CAS는 2가지 이유로 ‘오사카 룰’의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1. 그런 징벌적 제재는 세계반도핑규약(WADC)과 일치(부합)하지않는다
(Such disciplinary  sanction does not comply with World Anti-Doping Code)

2. '오사카 룰'은 사실상 IOC의 자체 정관 위반이므로 무효이고 선수에게 강제할 수 없다.
(The Osaka rule is in fact a violation of the IOC's own statute and is therefore invalid and unenforceable)


먼저 '오사카 룰'이 세계 반도핑 규약(WADC)과 일치되지 않는다는 것은 WADC의 어느 조항에도 '이중 징계'를 언급한 대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도핑을 한 선수의 징계는 WADC 징계 한번으로 끝내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 이유에서 언급된 IOC 자체 정관은 곧 <올림픽 헌장>을 말합니다. CAS의 판결 이후 IOC는 즉각 관련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그러니까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도핑을 한 선수에게 ‘이중처벌’을 하는 것이 IOC 헌장 위반이 된 것입니다. ( ▶ [취재파일][단독] 박태환 관련 규정은 올림픽 헌장 위반)

김종 전 차관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출신의 스포츠전문가입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반도핑기구(WADA) 이사국으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김종 차관은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WADA의 이사를 맡았습니다. WADA가 만든 세계반도핑규약(WADC)을 김종 전 차관이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WADA는 IOC의 산하기관입니다. 따라서 WADA의 규정과 IOC의 규정은 서로 완전히 일치합니다. 곧 WADC 규정 위반은 IOC 규정 위반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와 관련한 기사를 지난 6월 하순에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6월23일 당시 김종 차관과 기사 내용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 김 전 차관은 기사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금지약물 복용으로 18개월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에게 이중처벌을 부과하는 게 세계반도핑규약(WADC) 위반일 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도 어기게 된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늘(7일) 국회 청문회에서는 이와 정반대되는 언급으로 진실을 호도했습니다.  

김종 전 차관의 거짓말은 비단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되기 직전에도 그는 SBS와 전화 통화에서 “나는 최순실은 물론 그의 조카라는 장시호도 모른다.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그룹에게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금을 내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 전 차관은 또 “문체부 차관으로서 재임하는 3년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단 한 가지도 잘못한 일이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하지만 확신(?)에 찬 그의 말들은 10일도 안 돼 전부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과 최순실 씨의 총애를 업고 김종 전 차관은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렸습니다. 그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상징해주는 별명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새로운 별명을 하나 더 지어주고 싶습니다. 그것은 ’거짓말의 황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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