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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겨울엔 눈?…No! 눈 보다 비가 더 잦아

[취재파일] 겨울엔 눈?…No! 눈 보다 비가 더 잦아
오늘(7일)은 절기상 대설입니다. 겨울하면 눈을 떠 올리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만 서울 도심이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모습을 본 기억은 가물가물합니다. 오늘 눈도 일부에만 날리는 듯 내려 실제로 확인한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온통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이려면 많은 눈이 내려야 하는데 그래서 2000년 겨울부터 서울에 10cm이상의 눈이 내려 쌓인 경우를 찾아봤습니다. 예상한 것 보다 많지 않았는데요,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서울에 10cm 이상의 큰 눈이 내린 날은 모두 4일로 나타났습니다.
 
단 하루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려 쌓인 날은 지난 2010년 1월 4일입니다. 25.8cm의 눈 폭탄이 쏟아져 도심이 마비되다 시피 했죠. 2001년은 큰 눈이 두 차례나 쏟아졌는데요, 1월 7일에 15.6cm, 2월 15일은 23.4cm의 큰 눈이 쏟아진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나머지 하루는 지난 2004년 3월 4일로 한 낮에 서울에 18.5cm의 눈이 한꺼번에 쏟아져 온 세상을 온통 하얀 눈 세상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4~5년 만에 한번 꼴로 폭설이 쏟아지는 셈인데, 워낙 드믄 상황이어서 생생하게 기억하는 분들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서울에 내리는 눈은 사실 꼭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면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해서 불편을 겪는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울 도심이 아니라면 겨울의 상징인 하얀 눈을 싫어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비는 한 번 내리면 바로 땅속으로 스미거나 강으로 흘러들지만 눈은 겨우내 대지를 덮으면서 보온재 역할을 하고 대지가 바짝 마르는 일을 막아줍니다. 좋은 효과가 많은 것이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겨울에 눈이 내리는 경우보다 비가 내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난화가 두드러진 2000년 이후 서울에 눈과 비가 내린 경우를 분석했더니 눈 온 비율이 46%로 비나 진눈깨비가 내린 경우보다 낮았습니다.
겨울철 서울 강수비율 (2000~2016)
겨울하면 당연히 눈이 내릴 줄 알았는데 비가 내리는 경우가 조금 더 많았던 셈인데요. 그나마 2010년부터 추운 겨울이 이어지면서 눈이 내린 비율이 4년 연속으로 50%를 넘었기 때문에 눈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온난화의 역설이라는 분석이 나온 해였죠.
 
월별로 분석해보면 가장 추운 1월에 눈이 내린 비율이 60%로 높았는데요, 그래도 40%는 비가 내렸다는 사실은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입니다. 가장 추운 달에 열 번 가운데 네 번은 비가 왔다니 말이죠.
 
12월과 2월은 눈이 온 경우가 40%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12월은 42%, 2월이 43%로 나타난 수치는 엇비슷했습니다.
 
물론 이 분석은 서울에 국한된 것이어서 전국의 모든 지역으로 확대하기는 어렵지만 한반도가 더워지면서 겨울철에 눈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올 겨울에도 아직은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목요일인 내일 밤부터 비나 눈이 오겠다는 예보이지만 눈 보다 비가 내릴 가능성이 더 크고, 다음 주 월요일에도 비나 눈이 오겠다는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계절의 특성이 살아 있어야 생태계가 온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데 앞으로 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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