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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굽이굽이 공릉천, 생명을 품다

한 하천이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 북한산 계곡에서 시작해 고양과 파주 들판을 적시다 한강 하류까지 흘러드는 공릉천입니다. 박수택 선임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공릉천은 논 사이로 굽이굽이 흘러들어 갑니다. 공릉천 둔치는 황금빛 갈대밭을 이루고, 제방 주변엔 하얀 억새밭이 펼쳐집니다. 

새들도 물과 식량을 함께 구할 수 있는 공릉천으로 모여드는데, 제방 안쪽 너른 논 들판엔 기러기가 날아들고 하늘엔 북쪽 몽골 초원에서 온 독수리들이 맴돕니다. 또 하천 수면엔 민물가마우지 무리가 자맥질하면서 먹이를 사냥하거나 물가 바위에 앉아서 휴식하기도 합니다. 

또 평소에 보기 어려운 노랑부리저어새도 볼 수 있는데, 주걱 모양 넓적한 부리를 물속에서 휘휘 저으며 먹이를 찾습니다. 공릉천은 서해 바닷물의 영향으로 하루에 두 차례씩 밀물과 썰물이 오가면서 물길 갯벌도 살아 있습니다. 

또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뒤섞이는 '기수' 지역이라 해양과 육상, 양쪽 생태계의 생물 종이 모두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릉천 주변에 대기업 쇼핑몰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자연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김승호/DMZ 생태연구소 소장 : (15년과 비교해보면) 그때는 개리도 300여 마리가 월동을 했었고 재두루미도 겨울철 되면 수십 마리가 여기서 월동하는 장면을 볼 수가 있었거든요. 최근에는 개리도 재두루미도 월동하지 않은 황량한 벌판으로 바뀐 거죠.] 

또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가 공릉천 하류 지역의 농경지를 관통해서 한강과 공릉천 주변의 논 습지 생태계를 크게 훼손시킬 가능성도 많아졌습니다. 

공릉천의 생태 가치가 높은 이유는 자연스러운 물굽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낙후된 주변의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기존의 건강한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겁니다. 

▶ [취재파일] 굽이굽이 공릉천, 생명을 품다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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