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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고 백남기 농민 사태,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난 5일, 고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지 41일 만이자,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은 지 358일 만에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전히 책임 규명은 되지 않았고 이곳저곳 벌어진 상처도 아직 아물지 않았다고, 강청완 기자가 취재파일에서 전했습니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었을까, 결국 모든 사태는 여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시위 당시 경찰의 물대포는 백 씨의 머리를 겨냥했고 쓰러진 뒤에도 15초 가까이 살수가 지속됐습니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이 이뤄졌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또 사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경찰은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맞아 숨진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거짓으로 상황보고를 했고, 살수차 위력 검증도 허공에 대고 했고, 백 씨가 숨진 뒤에는 시신을 부검하겠다며 영장을 들이밀었습니다.

사망 진단서 문제는 이번 사태를 새로운 국면으로 몰고 갔습니다. 서울대병원은 백 씨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죠.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특히 백 씨의 부검 논란은 의견차가 가장 뚜렷했던 부분입니다. 부검을 해야 한다는 쪽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 팽팽히 맞서면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한때 전운마저 감돌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족은 부검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죠.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국민을 다치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사과와 보상은커녕 망자에 대한 최소한 예의조차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이제부터입니다. 이번 일로 말미암아 공권력이 함부로 시민을 해치지 않게 하고, 국가가 국민을 더 존중하게 만들고, 우리 사회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겁니다.

▶ [취재파일] '故 백남기 농민 사태', 논란을 끝내자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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