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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숨진 복싱 꿈나무…또 한 번 상처 된 '세상의 외면'

지난달 전국 복싱우승권 대회에 출전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고교생 복서 김정희 선수, 김 선수는 한 달간 죽음 앞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결국, 지난 9일 숨졌습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김 선수의 부모는 세상의 외면 때문에 또 한 번 가슴을 쳐야 했습니다. 박수진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김정희 선수는 사고 당일 '화성시 체육회'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습니다. 또 경기를 주관한 대한복싱협회에는 '화성시 복싱협회 소속으로 선수 등록을 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엔 화성시 출신 경기도 대표로 소년체전에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라고 화성시 지역신문에는 당시 김정희 선수가 화성시 이름을 높였다는 취지의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선수가 숨지고 나자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소속단체인 화성시 복싱협회는 "우리 소속 선수가 아니다." 이렇게 외면했고, 상위 기관인 화성시 체육회는 "협회가 보고한 소속 선수 명단에 김정희 선수는 없다."며 책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두 기관에선 김 선수의 빈소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황망하고, 또 서운했습니다. 좋은 성적을 거둘 때는 너도나도 찾아와서 밥을 사고 사진을 찍더니, 사고가 발생하자 "나 몰라라"하는 태도에 실망했다고 합니다.

[강현숙/故 김정희 선수 어머니 : 정희는 사고지 누구 책임으로서 될 일은 아니잖아요. 다른 원망을 들을 아무 사람 없어요.]

가족들은 "정희는 자랑스러운 선수였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줘서 감사합니다." 이 말 한마디가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화성시 복싱협회와 화성시 체육회는 왜 김정희 선수가 우리 선수라고 밝히지 않은 걸까요?

[화성시체육회 관계자 : 자칫 잘못하면 저희가 정말로 잘못이 있는 걸로 비춰질 사안이 돼서 진짜 그게 민감하죠.]

혹시라도 책임을 지게 될까 봐 죽음 앞에서도 사과에 인색했던 겁니다. 책임이 두려워서 사과와 위로도 건네지 않는 사회, 우린 이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 죽음 앞에서도 인색한 '사과, 한 마디'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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