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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8호 태풍 '차바' 북상…간접 영향, 200mm 폭우 예상

[취재파일] 18호 태풍 '차바' 북상…간접 영향, 200mm 폭우 예상
뒤늦게 기승을 부리던 늦더위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눈부시게 푸른 가을하늘 보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북쪽 찬 공기와 남쪽 더운 공기가 조금씩 영향을 주고는 있지만 둘 다 확실한 세력 확보에 실패하면서 경계 부분에 놓인 우리나라에 많은 구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힘의 공백을 틈타 태풍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한반도를 주변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올 9월 날씨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인데, 17호 태풍 ‘메기’가 타이완과 중국 남부를 강타하기 무섭게 18호 태풍 ‘차바’가 괌 부근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습니다. 9월 들어 일곱 번째 발생한 태풍인데요. 태풍 이름 ‘차바’는 태국의 꽃 이름입니다.
 
9월에 발생한 다른 태풍들처럼 18호 태풍 ‘차바’도 약한 소형태풍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시속 72km정도인데, 괌 북쪽에서 일본 오키나와 부근으로 북상하면서 점차 강한 중형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북태평양의 수온이 28도 안팎으로 높기 때문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으면서 힘을 키울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죠. 이 때문에 태풍이 오키나와에 다다를 무렵에는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150km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 주변의 기상 상황을 고려하면, 18호 태풍 ‘차바’는 일본 오키나와 동쪽해상을 지나 규슈 남쪽으로 다가설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은 변수가 많지만 이후 태풍은 일본 남부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태풍이 이런 진로를 가질 경우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18호 태풍 ‘차바’가 일본으로 향하더라도 태풍의 전면에서 비구름이 발달해 남부 또는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타이완과 중국 남동부에 큰 피해를 남긴 17호 태풍 ‘메기’가 많은 비구름을 남겼고, 이 비구름이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사이 18호 태풍 ‘차바’로부터 많은 수증기가 한반도 남쪽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이런 호우는 추석 연휴 후반에 이미 경험한 적이 있는데요. 16호 태풍 ‘말라카스’가 북상할 당시 14호 태풍 ‘므란티’가 남긴 비구름이 남해안에 최고 300mm에 가까운 폭우를 쏟아 적지 않은 비 피해를 냈습니다.
 
17호 태풍 ‘메기’는 어제(28일) 밤 9시쯤 중국 산터우 북북서쪽 210km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져 태풍으로의 일생을 마감했지만, 많은 비구름이 남아 서서히 이동을 하고 있는데요, 이 비구름이 영향을 주는 시간대는 10월의 첫 연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10월 1일은 충청과 남부지방에 비가 오겠고, 일요일인 10월 2일은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10월 3일 개천절에도 충청과 남부를 중심으로 비가 이어지다가 그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2일과 3일 사이에는 중부지방에 2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9월에 발생한 태풍 일곱 개 가운데 베트남에 상륙한 15호 태풍 ‘라이’를 제외하면 모두 한반도로 북상하지 못하고 중국이나 일본으로 이동했습니다.
 
12호 ‘남테운’과 13호 ‘말로’가 일본 규슈로 상륙한 뒤 14호 ‘므란티’가 타이완을 거쳐 중국 남동부에 상륙했고, 16호 ‘말라카스’가 일본으로 향한 뒤 17호 태풍 ‘메기’가 중국 남동부를 강타했죠. 한반도 상층에 자리 잡고 있는 비교적 찬 성질의 고기압과 한반도 남쪽 해상의 낮은 수온이 태풍 발달을 어렵게 하자, 눈치 빠른 태풍들이 피해 간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18호 태풍 ‘차바’가 일본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태풍의 초기 단계여서 여러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안심하기에는 이르죠. 특히 10월 첫 연휴 사흘 동안은 일부 지방에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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