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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성현의 통 큰 기부…"재단 설립이 꿈"

[취재파일] 박성현의 통 큰 기부…"재단 설립이 꿈"
● 치통에 배탈…구토하면서도 선두권 도약…아파도 절대 내색 안하는 승부사
● 1년 사이 2억원 통 큰 기부…"최경주 프로처럼 재단 설립하고 싶어"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 투어에서 올시즌 시즌 7승을 기록하며 다승과 상금, 평균타수, 장타력, 톱텐 피니쉬율 등 각종 부문 선두를 달리는 박성현 선수가 오늘(9일)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박성현은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에서 열린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중간합계 8언더파로 선두와 3타 차 공동 6위에 올라 컷 통과를 확정하면서 2014년 김효주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12억 897만 원)을 경신한 것입니다.

이제 시즌 8승도 사정권에 들어와 단일시즌 최다승(9승, 신지애) 기록을 경신하는 것도 그리 먼 얘기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박성현은 오늘 2라운드를 마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해 통 큰 기부로 또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먼저 박성현의 기부사실을 알렸고 대회 현장 기자들의 요청으로 인터뷰에 응한 박성현은 기부에 대한 평소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차분하게 밝혔습니다.

"제가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속에 자라서 그런지 가난하고 불우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기왕이면 명절인 추석을 맞아 어렵게 지내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기부 시점을 앞당겼고 어머니와 상의해서 연말에도 기부를 하고 싶어요. 최경주 프로님처럼 재단을 만들어서 좋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박성현은 지난해 연말에도 시즌을 마치고 1억 원을 기부해 1년 사이에 총 2억 원의 기부금을 쾌척하면서 실력 못지 않게 훌륭한 인품도 보여줬습니다.

박성현은 또 평소 아파도 아픈 내색을 절대 하지 않는 걸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어젯밤 8시 반 쯤 잠이 들어 모처럼 푹 잤더니 몸이 가볍고 스윙도 깔끔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기자실 밖에서 그런 딸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박성현의 어머니는 딸이 경기 도중 화장실에 가서 몇 번이나 구토를 하고도 경기를 끝까지 마쳤다고 털어 놓았습니다.

"사실 성현이가 요즘 치통이 심해요. 치과에 갈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진통제로 버티고 있는데 일단 이가 아프니 식사를 잘 못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영양 보충한다고 오랜만에 팬들과 갈비찜을 잘 먹었는데 그게 탈이 났나봐요. 라운드 도중에 화장실 가서 몇번 구토를 했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면 이 아이는 계속 괜찮다고만 얘기해요. 그게 더 속상하고 걱정돼요."

박성현은 지난 7월 대상 포진에 걸렸을 때도 전혀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고 기자에게 농담처럼 이렇게 말하면서 웃어넘기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갈비 뼈에 금이 간 줄 알았어요. 약 먹고 아픈 건 금세 나았고 좀 가려울 뿐이네요. 당장 쓰러지지는 않으니까 걱정 안하셔도 돼요." 
 
옆에서 지켜본 박성현의 캐디는 "치통 때문에 요즘 아침 식사는 거의 못하는데 멀쩡하게 장타 치는 것 보면 정말 신기하다. 자신은 먹지도 않으면서 나에게 먹을 걸 자꾸 챙겨준다. 나이는 어리지만 참 어른스럽고 인간적으로 존경스런 선수다."라고 박성현의 인품을 높이 평가합니다.

2라운드가 끝나고 박성현에게 몸이 피곤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짧고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프다고 말을 하면 더 아파지는 것 같아서 아프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서 이번 대회 우승 욕심도 내비쳤습니다.

"선두권으로 올라서니 우승 욕심이 생기는 게 사실이고요, 내일부터 3, 4라운드 더 집중해서 우승까지 하고 싶어요."

'승부사' 박성현은 일요일 최종라운드(4라운드)를 마치고 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곧바로 당일 밤  프랑스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당분간 치과 갈 시간은 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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