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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폭염의 끝이 보인다…변칙 태풍 라이언록 북상

10호 태풍 라이언록 진로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상 최악의 폭염과 싸우느라 몸과 마음 모두가 지치셨을 텐데, 그동안 참고 견디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꿈쩍도 않던 더운 공기가 조금씩 자리를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식을 줄 모르던 밤공기도 조금씩 열기를 털어내고 있습니다.
 
폭염이 끝나가는 조짐은 새벽 공기에서 먼저 느껴집니다. 밤이 길어지면서 공기가 식는 시간이 길어지고, 서울 기온도 조금씩 떨어지더니 드디어 오늘(25일) 아침에는 열대야 기준인 25℃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지난 3일 이후 무려 22일 만입니다.
 
밤 기온에 이어 낮 기온도 오늘을 고비로 내일부터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쪽에서 비교적 찬 성질을 가진 공기가 밀려오기 때문인데 내일 서울 최고기온은 29℃로 예상되는데, 지난 달 29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30℃ 이하로 내려오는 셈입니다.

반가운 소식은 일단 수도권의 폭염경보가 주의보로 낮춰졌다는 것이고, 후속 조치로 늦어도 내일까지 한 달 넘게 이어진 폭염특보가 점차 해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제 폭염의 부담감을 떨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날씨가 하도 요상하니 이번에는 기온이 너무 가파르게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괜한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상층에서 확장하는 찬 공기의 이동 속도가 빠르기 때문인데요. 토요일 서울 최저기온은 21℃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폭염에 너무 익숙해진 몸이 낮은 기온이 적응을 못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조심하셔야겠습니다.
 
폭염이 물러가는 사이 일본 남쪽에서는 10호 태풍 ‘라이언 록’이 북상하고 있습니다. 이 태풍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10호 태풍이 발생한 시점은 지난 19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벌써 일주일가량 된 셈인데요, 처음에는 힘이 너무 약해 주변 공기의 흐름에 몸을 맡겼습니다, 마치 바람에 흘러가는 돛단배처럼 유랑생활을 한 셈이죠. 태풍 ‘라이언 록(LION ROCK)’은 홍콩에 있는 산 봉우리 이름에서 따 왔습니다.
 
10호 태풍은 일반적인 태풍 진로와 달라도 너무 달랐지만 힘을 키우지 못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북상은 커녕 오히려 남쪽으로 꾸역꾸역 내려가기만 했으니까요. 그러던 10호 태풍이 이제 매우 강한 소형 태풍으로 힘을 키우더니 본격적인 북상을 시작했습니다.
 
태풍의 중심에서는 시속 160km가 넘는 어마어마한 강풍이 불고 있고 많은 비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10호 태풍은 일요일까지 힘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이고 크기도 중형으로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한다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게 되리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태풍은 우리나라로 직접 북상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일본 남쪽해상에서 도쿄 쪽으로 북상할 가능성이 큰데, 이후 진로가 아직 유동적입니다. 태풍의 움직임이 매우 변칙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수치모델들은 태풍이 일본을 관통해 동해로 북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태풍이 일본 내륙을 지나는 시간이 짧은데다 계속 바다에서 에너지를 공급받기 때문에 한반도 전체에 강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높아 걱정입니다. 8월 가뭄이 워낙 심각한 상태여서 비만 쏟고 지나가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태풍의 움직임에 따라 주말 이후 날씨가 매우 유동적입니다. 일단 영동과 영남에는 일요일부터 비가 예보된 상황이고 내일부터 강풍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나온 상태입니다. 비 오는 구역은 더 넓어질 수도 있어 앞으로의 기상정보에 귀 기울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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