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초대석] 펜싱 박상영…'할 수 있다' 희망의 검객

<앵커>

다시 봐도 잊혀지지 않는 감동의 순간입니다. 리우올림픽 17일간의 열전이 막을 내렸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대역전극으로 대한민국 펜싱 에페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의 쾌거를 이룬 선수죠. ‘할 수 있다’ 이 한마디로 전국민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된 박상영 선수 함께 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말 고생 많으셨고 다시 한 번 축하를 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감동의 드라마의 하나의 주인공이 되셨는데, 지금 어떠세요. 경기 끝난 뒤에, 금메달 따고. 소감이 어떠세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얼떨떨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이렇게 힘이 됐다는 거에 정말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지금 스튜디오에 오늘 어머니도 함께 오셨는데, 박 선수의 오늘이 있기까지 정말 많은 애도 쓰시고, 기도도 열심히 하셨다는데, 이 자리를 빌려 어머니께 한 말씀 하신다면.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제가 준비하면서 저희 어머니도 정말 고생하셨거든요. 그래서 죄송하고, 사랑한다는 말 하고싶습니다.]

펜싱을 시작한 게 중학교 2학년 때인가요. 그때 사실 어머니께서는 운동 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를 많이 하셨다면서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운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지만, 또 그만큼 실패해서 엇나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처음에 많이 반대를 하셨는데,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이번 금메달로 어머님께 큰소리 좀 치셨겠어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너무 고생하셔서 큰 소리는 커녕.]

박 선수의 아버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아버님이 직접 쓴 손편지가 화제가 됐고, 그동안에 나온 이야기를 쭉 보니, 박 선수의 강한 정신력이 있기까지 아버님이 그런 토대가 돼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떠셨어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저의 정신적 지주라고 생각합니다. 힘들 때는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힘을 돋아주시고, 또 제가 너무 잘 될 때는 다그치시고, 그런 모든 면에서 힘이 되는 그런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펜싱 국가대표팀의 막내였죠. 거기다 첫 출전인데,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고 긴장도 많이 되셨을 텐데 어떠셨어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처음 준비할 때는 성적에 대한 부담, 제가 이런 최고의 시합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그런 것이 너무 심했는데, 즐기자.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니 점점 설레고, 올림픽이 오히려 기다려지고 그랬습니다.]

지난주에 귀국하셨죠? 한국에 돌아오신 뒤 경기 영상 보셨을 텐데, 다시 보니까 어떠시던가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뿌듯하고, 부끄러운 점도 있었고요. '할 수 있다'는 조금 부끄럽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결승 2라운드가 끝났을 때 점수가 13:9였죠. 그때만 해도 사실 저도 경기를 보면서 이게 되겠나 싶은 의심도 있었는데, 그때 쉬는 시간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계속 되뇌었어요. 관중석에서 '할 수 있다' 외침도 있었는데 혹시 그 소리도 들으셨어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그때 당시에는 너무 시끄러워서 못 들었는데, 경기 끝나고 영상을 볼 때 그렇게 외쳐주셔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소리를 저도 은연중에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내뱉기 시작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랬군요. 그분이 어떤분인지 정말 큰 힘이 돼 주셨네요. 3라운드를 시작하고 14:10까지 몰렸어요. 포기할 만도 한데, 그런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상황이 워낙 너무 불리해서 약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은메달도 잘했다. 은메달도 한국 최초니까. 그런데 제가 이렇게 힘들게 준비한 그런 시합인데 이렇게 포기하기에는 제가 제 자신에게 너무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마음을 잡으려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뇌었던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 결승 상대였던 게자 임레 선수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3라운드 들어서 '박상영 선수의 전술이 달라지면서 너무나 빠른 스피드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런 인터뷰를 했더라고요. 그 당시 2라운드까지의 전술과 3라운드 이후의 전술이 달라진 게 있었나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제가 너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다가 생각을 달리해서 제가 저 선수라면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까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제가 공격을 하지 않으면 저 선수가 들어와 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영광은 정말 축하받을 일이지만 그게 쉽지 않았어요 사실. 작년 3월에 큰 부상을 당하셨는데.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작년 3월에 제가 헝가리 국제시합을 뛰다가 왼쪽 무릎의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이 됐는데, 그때 당시는 너무 힘들었고, 자괴감도 많이 들었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정말 힘들었는데 힘들 때마다 올림픽을 뛰는 상상을 해봤어요. 올림픽이라면 운동 선수의 꿈이잖아요. 내년에 있을 올림픽을 계속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그렇게 해서 하루하루 버텼던 것 같아요.]

올림픽에 대한 희망과 목표의식으로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겨내셨군요. 고1 때부터 10개년 계획을 세우셨다고. 그런데 거기에 쓰인 대로 보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계획했던 대로 금메달을 드디어 땄습니다. 다음 목표는 뭔가요?

[박상영/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 이제 저는 그랜드 슬램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은데, 그랜드 슬램은 아시안 게임, 세계 선수권, 올림픽을 석권해야 주어지는 타이틀인데 제가 아직 세계 선수권 금메달이 없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있을 세계 선수권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다시 한 번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