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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여기 올림픽 하는 곳 맞아요?…한계 드러낸 리우

[취재파일] 여기 올림픽 하는 곳 맞아요?…한계 드러낸 리우
 올림픽 취재를 위해 리우에 온지 벌써 20여일이 지나 폐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만난 IOC 관계자나 각국 선수단 임원들이 입을 모아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No more Olympic city from Developing countries" (더 이상 개발도상국에서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된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에 넌덜머리가 난다는 이야기인데요. 사실 개막전부터 리우는 예산 부족에 불안한 치안과 더딘 경기장 숙소 건설 그리고 지카 바이러스까지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돼 IOC와 각국 선수단에게 골치거리였습니다.

 기자가 보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개막 1주일전에 왔는데 곳곳에서 땅을 파고 페인트 칠을 하는 공사가 계속되고 올림픽 개최를 알리는 로고나 배너도 거의 볼 수 없고 해서 과연 올림픽을 하는 곳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수선한 분위기와 불안한 치안, 마무리가 엉망인 숙소와 각종 시설에 대한 불편함은 차치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교통과 수송, 자원봉사자 그리고 부족한 질서 의식,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교통문제는 심각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긴 도로를 갖고 있는 리우는 원래부터 교통 체증으로 유명합니다. 조직위가 이번 대회기간 선수단과 취재진을 위해 전용도로를 만들었지만 구간 구간 전용도로가 없는 곳에선 엄청난 체증이 발생해 축구와 배구장이 있는 마라카낭 지역으로 갈때는 30분이나 1시간 더 일찍 출발하는 불편을 감수해야했습니다.

 또 자원봉사자나 조직위가 고용한 인력들의 자질 부족도 큰 문제였습니다. 셔틀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은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VIP들의 승용차 기사들조차 경기장 위치나 입구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중국 IOC 위원은 결국 메달 시상식에 가지 못했고 홍콩 선수단장도 3번이나 홍콩 선수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불평을 할 정도 였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질서의식도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개회식이 끝난뒤 셔틀버스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고 서로 먼저 버스에 타려고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넘어진 사람이 다치는 등 사고가 있었고 차량들도 난폭 운전이 많아 한국 취재진이 접촉사고나 교통사고로 다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하나 높이 평가할 부분은 스포츠 자체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열정과 관심이었습니다. 뛰어난 기량을 보인 선수는 큰 소리로 환호하고 못하면 야유하고 경기 중간 중간 음악이 나오면 다들 일어나 춤도 추는 등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는 국민성만 돋보였습니다.

 이번 대회를 결산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기자 회견도 성토의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대부분 브라질 기자들은 "올림픽 개최로 브라질 경제가 좋아지기 보다는 더 악화 될 것"이라며 "7년전 올림픽 유치는 잘한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조직위가 예산 부족으로 다음달 열리는 패럴림픽에 쓸 돈까지 벌써 다 써 버렸다"며 큰 우려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런 탓인지 늘 위대한(Great), 성공적인 (Successful) 이런 단어로 립 서비스를 잘하기로 유명한 바흐 IOC 위원장도 이번 올림픽을 그냥 남미에서 처음으로 열린 "아이코닉(Iconic)' 상징적인 대회'라고 일축했습니다. '위대한' '성공적인' 이런 단어를 갖다붙이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이번 리우 대회의 여파로 IOC가 향후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경제적으로 불안하거나 인프라가 뒤쳐진 개발도상국을 선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입니다.

 올림픽 개최에 관심을 보여온 인도나 일부 중동국가들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속에 1년 6개월뒤 2018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평창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리우 현지를 꼼꼼하게 살펴본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부족한 인프라와 체계적이지 못한 교통 시스템, 그리고 자원 봉사자들의 교육 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일 많았다"며 "평창 올림픽 준비에 잘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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