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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지역민심 듣겠다던 청와대 회동, 더 커진 논란

[마부작침] 오늘의 숫자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4일) 대구경북 지역(TK) 초선 의원 10명과 경북 성주가 지역구인 재선의 이완영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을 청와대로 불러들였습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이후 들끓고 있는 TK 지역 민심을 청취한다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TK지역 의원들과의 면담 이후 사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주군민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성주군이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로 결정된 사드 배치 예정 지역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철저한 검토 끝에 최적의 부지를 결정했다”며, 부지 이전 가능성을 일축해 온 국방부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었습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국방부는 우왕좌왕했습니다. 지난주까지 성주포대가 사드 배치를 위한 최적합지라며 대체 부지 가능성을 일축했던 국방부는 “성주군이 성주 지역 내 다른 부지의 가용성 검토를 요청한다면 자체적으로 사드배치 부지의 평가기준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드 배치 지역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겁니다.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사드 배치 지역이 변경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은 애초 성주포대를 사드 배치 최종 후보지로 결정한 과정이 졸속 아니었냐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러자 불과 몇시간 후 국방부는 새로운 입장을 내놨습니다. 성주포대가 사드 배치의 최적 장소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내놓은 입장은 성주지역 내 다른 부지가 제시된다면 기준에 따라 검토할 수 있는 원론적인 것이었다며 기존의 발표를 주워 담았습니다. 하지만, 사드 배치 지역 변경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어서 논란을 계속되고 있습니다.

● 뒤늦은 소통, 예견된 혼란

사드를 둘러싼 지금의 혼란은 이미 예견되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없다던 정부의 깜짝 사드 배치 결정과 일방적인 사드 배치 후보지 발표, 그리고 뒤늦은 소통 제스처. 순서가 뒤바뀐 정부의 행보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대통령과 정부의 엇박자 속에 이미 터져 나온 갈등과 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북 성주군 내에서 사드 배치 지역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성주사드배치 저지투쟁위원회는 자신들은 한반도 사드 배치 자체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성주군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성주군이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뒤늦은 소통에서조차 성주군민의 불안감은 무엇인지, 지역민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입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장동호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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