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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보미 "이러다 골프가 올림픽서 퇴출되면 어쩌죠?"

[취재파일] 이보미 "이러다 골프가 올림픽서 퇴출되면 어쩌죠?"
"스타들의 불참은 112년 만에 올림픽 종목 채택된 골프에 대한 배신"
"올림픽만 생각하면 심장이 '쿵쿵'…US여자오픈에서 마지막 기회 잡고 싶어"   

이보미는 일본에서 골프 한류를 이끄는 최고 스타입니다. 수많은 잡지의 표지에 전면 사진이 실리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요청이 쇄도합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TV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 주인공 짱구가 동경하는 골프선수로 특별 출연할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담한 체구와 항상 웃는 얼굴, 거기에 최고의 실력까지 갖춘 이보미에게 일본 팬들은 '보미짱'이라는 별명을 지어줬습니다. 

지난해 JLPGA투어에서 7승을 올리며 일본 남녀 투어를 통틀어 시즌 최다 상금을 경신한 이보미는 올해도 시즌 2승으로 상금 선두를 달리며 11개 대회 연속 톱5에 오르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이보미의 심장을 뛰게 하는 단어는 '올림픽'입니다. 지난 26일 어스 몬다민컵에서 우승 한 뒤 귀국해 경기도 L골프장에서 광고 촬영중인 이보미를 만나 리우 올림픽 얘기를 꺼냈더니 기다렸다는 듯 맘 속에 품고 있던 말들을 속 시원하게 쏟아냈습니다.
 
"정말 정말 꼭 나가고 싶죠. 골프라는 종목이 112년 만에 채택된 것이고, 지금 시대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올림픽 골프를 보신 분이 거의 없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TV로 올림픽 중계 보면서 다른 스포츠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을 때 벅찬 감격과 함께 그동안 흘렸던 땀과 눈물..그런 것들이 제 가슴을 후벼파는 것 같았어요. 나도 한번 저런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라고 항상 생각을 했는데, 2009년 IOC 총회에서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잖아요. 그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저에게 브라질 같이 가자고 하셨고, 저도 어떻게든 올림픽 무대에 서 보고 싶다는 꿈을 계속 키워왔어요."
 
현재 세계랭킹 14위인 이보미는 한국선수 랭킹으로만 보면 박인비(3위), 김세영(5위), 전인지(6위), 양희영(8위), 장하나(10위), 유소연(11위)에 이어 '넘버 7' 입니다. 상위 4명에게만 올림픽 출전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앞 순위 3명을 제쳐야 합니다. 이보미가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다음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의 우승컵이 절실합니다.
 
"그래도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기 때문에 US여자오픈에서, 처음 가보는 코스에서 재미있고 즐겁게 도전하고 싶어요. 지금 상황에서는 우승 아니면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저한테는 이번 대회가 아주 의미 있고 1%의 가능성이라도 잡기 위해 이 악물고 쳐 봐야죠"
 

이보미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딱부러지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결혼 생각을 안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크게 와닿지가 않고, 그것(지카 바이러스)보다는 나라를 위해 참가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지카 바이러스와 치안 불안 문제로 줄줄이 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남자골프 톱스타들에 대해서는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가족을 생각하고 안전을 생각하는 그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과민반응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보미는 자신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떠나 골프가 올림픽에서 다시 쫓겨나지 않을까 두려움도 나타냈습니다. 
 
"골프가 올림픽에 채택됐을 때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모두가 크게 반겼잖아요. 그런데 당장 이렇게 코앞에 다가왔을 때 유명선수들이 줄줄이 안나온다고 하니까 저도 무척 속상하고 그 올림픽을 위해서 준비했던 다른 스포츠선수들도 있는데 그 선수들에 대한 예의도 아닌것 같고…이러다가 골프 종목이 다시 올림픽에서 퇴출되면 어쩌죠?"

 
골프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2024년 올림픽에도 잔류할지 여부는 2017년 IOC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됩니다.
 
"그래도 우리 여자 선수들은 올림픽에 적극적이라서 다행이에요. 한국선수들끼리 경쟁하는 것도 저에게는 큰 자극이 되고 동기 유발이 돼요. 남자 톱스타들이 안나온다니 여자선수들이라도 재미있는 경기, 멋진 승부를 펼쳐서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우리 후배들에게도 올림픽 무대를 밟아볼 기회가 주어지는거 잖아요. "
  
이보미는 리우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 US여자오픈 출전을 위해 오늘(7월 1일)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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