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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노오오력'해도 안 바뀐다…씁쓸한 45.3%

‘노오오오오력’

그냥 노력으론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노력을 해야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에 '노력'은 세상에 발을 내딛고 떠날 때까지 가장 많이 귀로 듣고 입에서 나온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노력을 한다면 사회 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각 지역의 7,700명(19세~69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력으로 사회 경제적 지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지위 상승 가능성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45.3%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8.7%)”와 “별로 그렇지 않다(36.6%)”를 합한 수치입니다. 2014년 43.8%보다 1.5%p상승한 수치로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늘어났습니다. 2014년에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 비율은 8.2%, ‘별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 비율은 35.6%입니다.

반대로 노력에 의한 지위 상승 가능성에 대해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10.1%, “약간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44.6%입니다. 2014년  “매우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12.6%, “약간 그렇다”는 응답 비율은 43.6%였습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부정적인 응답(전혀 그렇지 않다)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30대(10.8%)였습니다. 다음으로 40대 10%, 20대(19세 포함) 9.2%,  60대 7.3%, 50대 5.9%였습니다. 소득별로는 월100만원 미만이 13.5%로 가장 높았고, 100~200만원 미만 10.1%, 200~300만원 미만 9.2% 등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부정적인 응답 비율이 높았습니다.

반대로 가장 긍정적인 응답, 즉 변화 가능성에 대해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소득 구간은 ‘600만원 이상’으로 11.8%로 집계됐습니다. 다음으론 400~500만원 미만 11.6%, 200~300만원 미만이 10.5%, 300~400만원 미만 9.3%, 100만원 미만 9.1%, 100~200만원 미만 8.8%,  500~600만원 미만 8.3%였습니다.

지위 상승 가능성에 대한 동의 여부를 4점 만점으로 계산했을 때 전체 평균은 2.6점이었습니다. 학력별로 보면 초등학교 졸업 이하가 2.7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졸 이상이 2.5점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고학력일수록 지위 변동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셈입니다.

“노력을 하면 변화할 수 있다”는 건 계층 이동의 자율성, 사회의 개방성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뜻합니다.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가 사라진지 오래됐고, 자유와 평등은 헌법상 보장돼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폐쇄성에 절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력'에 더해 '노오오오력'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이 단어엔 "더 노력하면 변할 수 있다"는 의지가 담겨 있을까요.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변화 가능성이 없다는 자괴가 담겨 있을까요.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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