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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77년 6월 16일에 잠들다

1977년 6월 16일, 미국의 한 고속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마주 오던 대형 트레일러와 충돌했습니다. 트레일러는 운행 중 타이어가 터지면서 중심을 읽고 중앙 분리선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사망자는 Benjamin W. Lee, 우리 이름으로 이휘소였습니다. 익히 알려진 천재 문리학자 이휘소 박사였습니다. 사고 당시 그의 나이는 만 42세였습니다.

아직도 이 사고는 '의문의 교통사고'라고 불리곤 합니다. 사실상 이휘소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영향 때문입니다. 소설 속 이휘소 박사를 모티프로 한 주인공은 우리나라에서 핵무기를 개발하다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휘소 박사를 아는 지인들은 이 박사는 핵무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핵무기는 언젠가 반드시 없어져야 하며, 특히 독재가 행해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논란과 별개로 이휘소 박사는 학자로서 물리학계에 큰 획을 그었습니다. 특히, 입자 물리학 분야에서 의미있는 논문들을 다수 발표했는데, 이휘소 박사의 논문은 2016년 6월 16일 현재 14,905번이나 인용됐습니다. 세계적인 물리학 연구소인 페르미 연구소의 이론 물리학 부장, 브룩헤븐 국립연구소 고에너지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이휘소 박사는 노벨 물리학상에 가장 근접했던 한국인(사망 당시 국적은 미국)으로 꼽힙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분석: 한창진·안혜민(인턴)
디자인/개발: 임송이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방대한 데이터와 정보 속에서 송곳 같은 팩트를 찾는 저널리즘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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