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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테러·홍수·파업…프랑스의 끊이지 않는 악재

요즘 프랑스도 여러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프랑스 파리에 부임한 지 이제 한 달 남짓 된 특파원도 도착하자마자부터 덩달아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을 둘러싼 크고 작은 시위와 파업 현장을 다니더니 급기야 장화를 신고 센강에 발을 담그기까지 했습니다. 센강이 범람 위기까지 가리라고는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배재학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프랑스에서 올 초부터 이어진 노동 개혁 반대 시위는 시위대가 경찰차에 불을 지르고 진압하던 경찰관 수백 명이 부상해 참다못한 경찰들까지 시위에 나설 정도로 과격 양상으로 치달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대 노조가 정유 차량을 주유소로 가지 못 하게 막아서면서 도시가 전대미문의 주유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하철과 버스 등 공공부문 파업까지 예고된 상황이었는데요, 마침 갑자기 폭우가 찾아와 센강의 수위가 조금씩 오른다 싶더니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결국, 강변도로가 하나둘 통제되고 유람선도 운행을 중지했습니다.

파리 남부지역은 제방이 붕괴되면서 마을 전체가 침수돼 주민들은 보트에 몸을 싣고 대피해야 했습니다. 센강의 수위가 1982년 이후 30여 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하자 말 그대로 파리는 마비 사태를 맞기 일보 직전까지 이르렀습니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이 홍수 대비 매뉴얼을 가동시키며 잠시 영업을 중단하고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하 소장 작품들을 안전한 지상으로 옮기는가 하면, 대통령도 집무실을 옮긴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습니다.

그렇게 쉬지 않고 내리쏟아 부은 비는 열흘 만에 드디어 잦아들고 다행히 유로 2016의 개막에 맞춰 햇살과 함께 황토물에 감춰졌던 길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이번엔 도심 여기저기에 빗물이 아니라 쓰레기가 넘쳐났습니다. 쓰레기 처리장 노동자들의 파업 여파로 쓰레기더미가 속수무책으로 쌓여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로 2016은 안 그래도 테러의 공포 속에서 불안 불안하게 막이 오르더니 극성 축구 팬들의 난동으로 아비규환이 됐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월요일 프랑스 니스 해변에서는 유로 2016을 관전하러 온 북아일랜드 축구 팬이 난간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고 마르세유 법원은 폭동에 가담한 5명의 축구 팬들에 최대 3개월의 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앙리 비기에/영국과 프랑스 축구 팬들의 변호인 : 오늘 판결은 대체로 유로 2016의 개막부터 이어진 두려움의 분위기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공포와 위험 속에 살고 있죠. 만약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전혀 다른 판결이 내려졌을 겁니다.]

[위고 뛰에/파리 시민 : 파리 시민들이 정말 혼돈의 주말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유로 2016과 함께 다시 해가 뜨겠죠. 파리가 다시 파리다워질 거라 믿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제는 한 경찰서장 부부가 자택 앞에서 살해당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슬람 국가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의 소행으로 밝혀졌는데요, 지난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이어지고, 또 유로 2016으로 경계 태세를 강화한 와중에 이런 비극이 또 발생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올랜도 총기 난사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에펠탑의 무지갯빛 조명을 보며 파리 시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 [월드리포트] 유로 2016 : 테러 위협, 쓰레기 그리고 '훌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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