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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손흥민 '묵묵부답' 귀국…침묵 이유는?

[취재파일] 손흥민 '묵묵부답' 귀국…침묵 이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시즌을 보낸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미얀마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이후 6개월 만이자,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을 마친 뒤 첫 귀국이라 많은 관심이 그에게 쏠렸습니다. 게다가 신태용 올림픽팀 감독이 일찌감치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낙점한 만큼 소속팀인 토트넘과 올림픽 출전에 대해 어떤 교감을 나눴을지도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표정도 무거웠습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공항을 빠져 나갔습니다. 함께 귀국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는 “대표팀 소집 때 인터뷰를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손흥민은 이전에도 귀국 시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도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다음에 인터뷰를 하겠다”며 양해를 구하곤 했는데, 이번만큼은 유독 달랐습니다.

손흥민의 침묵은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 대한 아쉬움으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8월 2천 2백만 파운드, 당시 환율로 우리 돈 4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의 이적료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의 첫 출발은 눈부셨습니다.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서 2골을 몰아치며 토트넘 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어 이청용의 소속팀 크리스탈팰리스와 리그 홈 경기에서는 결승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비싼 이적료를 받고 입단한 손흥민의 활약에 현지 언론은 “밝게 빛났다”며  ‘손샤인'이라는 별명도 붙여줬습니다.

그런데 부상에 발목을 잡혔습니다. 네 번째 출전 경기인 맨시티전에서 발바닥을 다친 뒤 한 달 반 가량 재활에만 몰두해야 했고, 복귀 후에도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사이 에릭 라멜라와 알리가 맹활약하며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끌자 손흥민은 설자리가 좁아졌고, 결국 교체 멤버로 전락했습니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알 리가 폭력으로 인한 징계를 받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알렸지만, 늦게 발동이 걸린 탓에 올 시즌을 8골(리그 4골)로 마감해야 했습니다.

분데스리가에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했던 손흥민의 이름 값에는 어울리지 않는 아쉬운 성적표였습니다. 큰 꿈을 안고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겼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던 첫 시즌에서 손흥민의 어두웠던 표정과 침묵의 이유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등장에 주변에 몰려든 팬들도, 뒤를 쫓던 열성 팬들도 손흥민의 미소 한 번 보지 못하고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침묵 속에 귀국한 손흥민은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23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6월 초에 있을 스페인-체코와 유럽 원정 2연전을 앞두고 귀국한 유럽파들이 개인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파주 NFC를 일찍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6월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이 23일 발표된 뒤, 선수들의 훈련 모습도 함께 공개한다고 했습니다. 조금은 늦어졌지만, 파주 NFC에서는 프리미어리그 첫 시즌에 대한 소감과 올림픽 와일드카드 출전 여부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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