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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 '팀 경기' 해프닝의 전말

아시아체조연맹-대한체조협회의 입장은?

[취재파일]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 '팀 경기' 해프닝의 전말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에서 대표팀이 현지에 가서야 '팀 경기' 종목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감독자 회의에서 이를 알게 됐고, 팀 경기 사상 첫 금메달을 목표로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선수들은 허탈해했습니다.
 
아시아체조연맹(AGU)에서 주관하는 권위있는 국제대회에서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는지 사건의 전말을 알아보았습니다.
 
● 체조협회 "아시아연맹에서 사전 통보 없었다"
 
대한 체조협회는 아시아연맹으로부터 사전에 팀 경기가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국제 대회 관례상 당연히 아시아연맹에서 각국 체조협회에 이런 사실을 통보했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전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 출전한 9개 나라가 모두 우리처럼 팀 경기가 없다는 것을 모르고 현지에 왔다고 했습니다. 

다들 경기 전날 감독자회의에서 이를 알았고, 우리처럼 팀 경기를 준비해온 국가들은 항의했습니다. 출전국들의 항의에 아시아연맹은 혼선을 끼쳐서 죄송하다며 출전국 체조협회에 사과서한을 보냈고, 당초 팀 경기에만 참가하기로 했던 선수들의 경우 개인종합 경기에 뛸 수 있도록 구제 조치했습니다.
 
다음은 카타르에 있는 아시아 체조연맹이 모흐드 사에드 사무총장 명의로 보낸 사과 서한 전문입니다.
 
(원본)
Dear President,
 
We apologize the confusion made during the orientation meeting concerning the directives of the 8th Senior RG Asian Championships to be during 08-10 May 2016.
 
Since the competition is close to the World Cup and World Challenge Cup Series 2016 in Tashkent (UZB) during 13 - 15 May 2016, the Organizing Committee and the technical Committee decided to make it as individual event and it was posted in the official AGU website for information. But many participants did not have the information.
 
We hope this matter will not affect your preparation.
 
Best regards,
 
Mohd Saed - Secretary General
Asian Gymnastics Union

 
(번역본)
 
각국 체조협회 회장님께,
 
제8회 리듬체조 시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2016.5.8-10) 개최 요강과 관련하여 감독자회의 동안에 벌여진 혼란에 대해 사과 드립니다.
 
본 아시아선수권대회가 타슈켄트(UZB)에서 개최 예정인 월드컵/챌린지컵(2016.6.13-15) 대회와 근접하게 열리기 때문에, 조직위원회와 기술위원회에서 본 대회를 개인 대회로 하기로 결정하였으며, AGU 공식 웹사이트에 정보를 게시하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참가자들이 정보를 알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이 건이 귀하가 준비하는 데에 영향을 끼치질 않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AGU 사무총장 
 
● 아시아체조연맹 "사전에 공지했지만 혼선 일으켜 죄송"
 
아시아체조연맹은 위 사과 서한에서 사전에 아시아연맹 공식 웹사이트에 팀 경기가 없다는 정보를 게시했다고 명시했습니다. 실제로 아시아 연맹에서는 3월 28일에 웹사이트에 공지를 했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대회 경기 요강 발췌
여기에는 분명히 팀 경기는 없습니다.

이에 대해 체조협회는 이런 경우 아시아연맹에서 인터넷에 올리는것 뿐만아니라 각국 체조협회에도 관련 내용을 이메일로 발송하는데 이번에는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는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아시아 체조연맹에서도 결국 사과 서한을 보낸 것으로 볼 때 미숙했던 업무 처리를 인정한 셈입니다.
 
● 아시아연맹-체조협회의 원활하지 않았던 소통

지난해 우리나라 제천에서 열렸던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에서는 팀 경기가 열렸고, 우리나라가 은메달을 땄습니다. 이때 대회를 주관한 아시아연맹과 주최 측인 대한체조협회에서 홈페이지에 문서를 어떻게 올렸는지 살펴봤습니다.

여기에는 대회 종목에 '팀 경기'가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팀 경기가 나와 있지 않은 이번 대회 문서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따라서 체조협회가 이번 대회 문서를 보고 '팀 경기' 개최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면, 이같은 해프닝을 겪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 체조협회 측은 아시아 연맹과 대회 조직위(우즈베키스탄 체조협회)에 계속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문서에 개인전 출전 선수가 팀 경기에 필요한 4명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볼 때 당연히 팀 경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팀 경기가 이번에 없어졌으면 각국 체조협회가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아시아 연맹에서 관련 내용을 문서에 확실하게 명시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처럼 이번 팀 경기 해프닝에는 이같은 복잡한 속사정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대회 전날에야 팀 경기가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선수들이 가장 허탈하고 아쉬워했습니다.
 
다행히 팀 경기에만 나서기로 했던 이다애, 이나경 선수는 개인종합에 출전할 수 있게 조치를 받아 출전도 못하고 돌아오는 불상사는 없었지만 팀 경기 메달이라는 희망은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해프닝을 아시아 체조연맹과 각국 체조협회와의 업무 시스템과 소통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 다시는 애꿎은 선수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게티 이미지/이매진스)
 
▶ [단독] '팀 경기' 없어졌는데 선수 파견한 체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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