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자동차와 대결' 김국영 "100m 9초대 꼭 뛸 겁니다"

[취재파일] '자동차와 대결' 김국영 "100m 9초대 꼭 뛸 겁니다"
어린이날이었던 5일 전남 영암 F1경주장(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는 흥미로운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인간 vs. 자동차의 대결'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남자 육상 100m 한국 기록(10초 16) 보유자  김국영(25세) 선수와 자동차의 '70m 레이스'가 펼쳐졌습니다. 김국영과 대결한 자동차는 준중형 승용차인 2013년형 아반떼 자동 변속 차량이었고, 국내 정상급 여성 드라이버인 권봄이 선수가 운전했습니다.

70m로 대결한 이유는 김국영 선수와 아반떼 자동차의 구간 기록이 가장 비슷한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벤트를 앞두고 측정한 70m 기록은 김국영이 7초 40, 자동차가 7초 38이었습니다. 70m보다 짧아지면 스타트가 훨씬 빠른 김국영이 유리하고(물론 상대가 경주용이 아닌 일반 차량, 그것도 자동 변속 차량이기 때문이죠), 70m보다 길어지면 가속도가 붙은 자동차를 김국영이 이길 수 없습니다. ▶ [비디오머그] 사람 VS 자동차 '70m 경주' 누가 더 빠를까?

결과는 자동차의 역전승이었습니다. 예상대로 김국영이 빠른 스타트로 초반에는 자동차를 멀찌감치 앞서 나갔지만 중반 이후 따라 잡히면서 막판에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김국영의 기록은 7초 739, 자동차는 7초 544로 0.195초 차였습니다. 김국영은 "즐거운 대결이었지만 이기지 못해 아쉽다"며 "올해 리우 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한번 대결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색다른 경험을 한 김국영 선수는 다시 전지훈련지인 일본으로 돌아가 리우 올림픽 준비를 이어갑니다. 이번 이벤트를 하루 앞두고 서울에서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을 때 김국영 선수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는데, 김국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반드시 자신의 한국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현재 김국영의 한국 기록은 10초 16, 올림픽 때 목표로 하는 기록은 10초 05입니다.

물론 우사인 볼트(세계기록 9초 58) 등 세계적인 스프린터들이 질주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10초대 기록으로는 흔한 말로 명함조차 내밀 수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김국영은 한국 육상 단거리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돼,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한국 육상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고, 만약 목표로 하는 기록까지 달성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김국영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에서 전지훈련을 해왔습니다. 쓰쿠바 대학의 사토루 다니가와(44세)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는데, 사토루 교수는 남자 허들 110m 일본 기록(13초 39) 보유자이기도 합니다. 김국영은 스타트는 세계적인 선수들 못지않지만 스피드를 끝까지 유지해줄 수 있는 지구력과 막판 스퍼트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근지구력 강화 훈련을 통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왔고, 이제 오는 8월 리우 올림픽에 맞춰 본격적인 스피드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에게 육상 100m 9초대 기록은 '마의 벽'처럼 여겨져 왔지만 이미 중국은 그 벽을 넘어섰고, 일본은 넘기 직전입니다. 중국 쑤빙톈이 지난해 5월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9초 99를 기록하며 순수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9초대 기록을 작성했고, 지난해 8월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또 한번 9초 99를 기록하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습니다. 일본 남자 100m 기록은 1998년 이토 고지가 세운 10초 00인데, 21살의 젊은 스프린터인 기류 요시히데가 조만간 이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선수는 지난해 3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9초 87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작성했는데, 초속 3.3m의 뒷바람이 불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습니다.
"2018년까지 100m에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겁니다. 그 안에 꼭 9초대를 뛸 거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습니다. 빠르면 내년 여름쯤 9초대 레이스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겁니다." 김국영은 자신의 선수 인생 궁극적인 목표를 '9초대 레이스'로 잡았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꿈을 향해 달려가는 김국영 선수의 모습이 아름답고 듬직해 보입니다. 그리고 한국 육상도 김국영이라는 희망을 통해 새로운 꿈을 키워 갑니다. 김국영 선수와 한국 육상의 꿈을 응원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