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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시즌 첫승 이정민 "독한 훈련으로 8kg 늘렸다"

"주니어 시절 만큼 동계훈련 했더니 근육량 많이 늘어"…"샷은 아직 미완성, 작년 3승 깨는 게 목표"

[취재파일] 시즌 첫승 이정민 "독한 훈련으로 8kg 늘렸다"
KLPGA 2016년 첫 정규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정민 선수는  간결하고 파워 넘치는 스윙에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는 돌부처 스타일로 '여자골프계의 오승환'이라고 불립니다. 인터뷰를 해도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말을 아껴 무뚝뚝하게 단답형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13일 중국 둥관 미션힐스 골프클럽에서 4타 차 역전 우승을 확정하고 난 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정민은 평소보다 많은 말을 '조리있게' 쏟아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말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기자가 질문할 타이밍을 잡기조차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 즉 스토리가 많아졌다는 것이겠지요?

이정민은 이번 대회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독한 동계 훈련이었다고 자평했습니다. 1월 8일부터 3월 2일까지 미국 LA 인근에서 스윙 코치인 안성현 프로와 전지 훈련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샷을 가다듬었는데, 훈련의 양과 강도가 10대 주니어 시절을 방불케 했다고 합니다.   

"전지훈련 동안 라운드는 많이 못했어요. 안 코치님은 제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 라운드는 주 1회로 줄이고 샷 연습에 집중하라고 강조하셨어요.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하루 종일 공만 쳤어요. 밥 먹는 시간만 빼고요.  레인지에서 공을 치고 그린 주변으로 가서 숏 게임하고 퍼팅 연습에 또 벙커 샷 연습… 그리도 저녁에는 체력 훈련을 병행했어요. 주 3회,  회당 2시간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다보니 근육량이 많이 늘어났어요."

Q.몸이 아주 단단해진 것 같은데 체중에 변화가 있나요?

"제가 작년 하반기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정상 체중보다 6kg 빠졌었는데 지금은 그 때보다 8~9kg 늘어났어요. 물론 잘 먹기도 했지만 운동량이 엄청 많아서 아마 늘어난 체중의 반은 근육일 것 같아요."

Q. 그럼 비거리도 늘어났겠네요?

"비거리는 그대로예요. 지금은 70% 정도 힘으로만 스윙을 하거든요. 힘을 많이 주면 리듬이 흐뜨러지고 임팩트 때 타이밍을 잘 못맞추게 되는데 힘을 70%만 주니까 스윙이 더 간결해지고 방향성도 좋아졌어요."

이정민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상반기에만 3승을 몰아치며 독주하는 듯 했지만, 7월 US 여자오픈에 출전하고 돌아온 뒤부터 체력 저하로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하반기 12개 대회 가운데 컷탈락 3번, 기권 1번으로 영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체력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정민은 대회수가 33개로 늘어난 2016 시즌을 앞두고 알찬 동계 훈련으로 겨울 농사를 잘 지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올시즌은 대회 수가 워낙 많다 보니까 다 출전한다는 욕심은 버리고 선별적으로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저에게 잘 맞지 않는 코스는 과감히 버리고 전략을 잘 짜야죠."
Q.이제까지 이정민 선수는 시즌 초반에 한 해의 목표를 물어보면 한번도 구체적인 답변을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인가요?

"이번엔 말씀드릴 수 있어요. 지난해 제가 3승을 했잖아요? 저로서는 한 시즌에 최다승을 기록한 것인데, 올해는 그 기록을 넘어서고 싶어요. 4승 이든 5승 이든(웃음)."

Q.대회가 많다보니 체력관리 잘 해야겠네요?

"일단 잘 먹어야죠. 전에는 경기 도중에 과일만 먹었는데, 이젠 견과류나 빵, 김밥 같은 것도 먹고 있어요. 이번 중국 대회에서도 어머니가 유부 초밥 만들어주셔서 중간 중간 먹으면서 경기 했더니 지치지 않더라고요. 이제 샷만 잘 되면 되는데 샷은 여전히 미완성이네요."  

Q. 미완성이라…뭐가 마음에 안드는거죠?

"아직 예전의 나쁜 샷 습관이 남아있어요. 가끔 불필요한 움직임으로 엉뚱한 샷이 나와요. 이번 대회에서도 15번 홀까지 버디만 8개로 잘 해오다가 16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감겨 버렸는데 바로 이런 경우죠. 이런 샷들이 라운드당 한 두 개씩 나오는데, 시즌 중에 이걸 바로 잡아서 샷을 완성시키고 싶어요. 그래야 제 목표 승수도 달성할 수 있을테고요."

Q. 올해도 미국 LPGA 대회에 출전할 예정인가요?

"올해는 US 여자오픈 딱 한 대회만 나갈거예요. 지난해 제가 이 대회 갔다와서 망가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래도 이 대회만큼은 꼭 나가고 싶어요. 코스가 너무 어려워서 화나고 짜증도 나지만 확실히 재미는 있어요.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기회올 때 잡아야죠."  

지난해 12월 열렸던 KLPGA 투어 2016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의 우승컵은 박성현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의 우승컵은 이정민이 들어올렸습니다.

박성현과 이정민, 둘 다 지난해 나란히 3승씩 올렸고, 시원시원하고 호쾌한 장타력으로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선수들이죠? 시즌 초반부터 두 선수의 팽팽한 기 싸움이 아주 볼만합니다.   

백규정,김효주,장하나,김세영,전인지…. 많은 인기 스타들이 줄줄이 미국 무대로 빠져나갔지만 KLPGA는 올해도 새로운 스타와 흥미진진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내며 변함없는 인기몰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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