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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선제타격에 참수 훈련까지…한반도 3월은 평화로울까

[칼럼] 선제타격에 참수 훈련까지…한반도 3월은 평화로울까
북한의 수소탄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표현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할 때마다 미국은 최첨단 전략 무기들을 한반도에 전개시켜 왔습니다.

최첨단 전략무기라는 말로 포장되어 있어 실감이 나진 않지만 이 말을 조금 뜯어보면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선제 타격과 핵공격 능력이 있는 무기라는 뜻입니다.
어제(18일) 공개된 F22 스텔스 전투기가 대표적인 무기입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평양을 7분 안에 기습할 수 있습니다. 핵 무기 탑재는 물론입니다. 현존 최고 성능의 이 전투기는 한국에 오는 것조차 비밀이었는데 어제는 그 전투기 앞에서 한-미 공군 고위 장성들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무력시위인 셈이죠.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실시되는 키리졸브 한미 연합작전에는 1만 5천 명의 미군이 참가합니다. 작년에는 3천 5백명 정도가 참가했으니, 올해는 무려 1만 1천여명이 증원된 것입니다. 핵추진 항공모함에 F-22, B-52, B-2같은 최첨단 무기까지 동원됩니다.

미군의 최정예 특수부대도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수 작전, 그러니까 북한의 지도부 제거를 목표로 하는 훈련도 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보도는 정확히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참수 작전이란 북한 김정은 제거작전입니다. 북한과의 관계가 아무리 안 좋을 때도 공공연하게 북한 지도자의 참수란 말이 거론된 적은 없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연합 훈련을 할 때마다 방어훈련이란 말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실제 작전내용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방어훈련임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어 훈련이란 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훈련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미 두나라가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을 언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최첨단 무기를 동원한 미국의 대북 무력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국면에서 주목해봐야할 것은 우리 정부의 움직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하면서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했던 것은 우리 기업인과 근로자들의 무사귀환이었습니다."
박대통령은 '볼모'라는 표현과 함께 '국민들의 안위를 뜬 눈으로 걱정했다'고도 했습니다.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의 볼모가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이야깁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되면 개성에 있는 우리 국민들이 볼모가 되는 것일까요? 교전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볼모라는 표현은 쓰기 어려운 것입니다.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해조치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자해 조치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북한근로자들 임금으로 연 1천억 원을 주지만 거기에서 나오는 생산액은 지난해만도 6천억 원이 넘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하면 개성공단 문닫으면 해마다 5천억 손해본다는 이야깁니다. 그 동안 개성공단에 투자한 1조 원 넘는 돈은 별도입니다.
정부가 이런 간단한 셈법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거기에 투자한 1백24개의 입주 기업들의 반발과 협력업체들의 손실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라는 '긴급조치'를 취했을까요?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해서 북한으로 가는 연 1천억원 안팎의 돈줄을 막으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그것은 아닐 겁니다.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되는 다른 급박한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대통령의 표현처럼 거기에 있는 우리 국민들이 '볼모'가 되는 상황 말입니다.

한반도가 전쟁 위기에 가장 근접했을 때가 1994년입니다. 미국이 북한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구체적인 준비를 했고 주한 미국인들의 철수 계획까지 논의됐었습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미국의 영변 폭격 계획에 강력히 반대하고 카터- 김일성 회담 등이 성사되면서 이 계획은 없던 일이 됐지만 우리의 뜻과는 무관하게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전세계에서 단 하루도 전쟁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미국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면 얼마든지 무서운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새삼 알게됐습니다. 여기에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북한 정권을 변화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방법에 군사적 수단이 배제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배후에 버티고 있고 미국이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었고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미국이 1994년과 같은 구상을 다시 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수준의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성능 개선, 자신에게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을 쏟아붓는 북한과 북한 지도자에 대한 대통령의 적개심과 분노, 손해보더라도 개성공단 폐쇄하고 우리도 핵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여론. 한반도로 속속 몰려드는 미군 증원 병력과 최첨단 전략 무기들. 그리고 공공연히 나오는 북한 선제 타격훈련과 참수 훈련까지. 이런 상황에서 꽃피는 3월이 과연 평화로울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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