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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신태용 감독 -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 그 뒷 얘기

<앵커>

역대 최약체로 평가되는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낸 우리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을 갖고 계시죠, 신태용 감독 오늘(4일) 초대석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저 국내에서 성원해주신 축구팬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일단 저희들의 목표가 리우행 티켓을 따내는 게 1차 목표였거든요. 1차 목표를 달성하고 마지막 결승전에, 한일전에서 밤늦게까지 응원해주시고 성원해주신 팬들한테 좀 실망을 안겨드려서 죄송스럽지만, 그래도 우리가 소기의 달성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그 아쉬움은 조금 이따 얘기를 해보도록 하고요, 1년 전을 보면 갑자기 사령탑을 맡게 되셔가지고 1년 동안 대표팀을 키워 오시느라고 쉽지 않으셨는데, 부임한 이후에 선수들과 가까워지려고 무진 애를 쓰셨다고요?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제가 요 또래 친구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좀 많이 다가가서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그런 걸 상당히 많이 생각했고요.]

목욕탕에서도 좀 가까워지려고 많이 노력하셨다고 하는데, 선수들이 처음에는 많이 피했다고 그러시더군요?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네, 지금도 피하고 있습니다. (아, 그래요?) 네, 지금도 피하고 있고요. 냉탕에 선수들이 근육을, 피로를 풀기 위해서 있다가도 제가 가면 온탕으로 도망가고, 또 온통으로 가면 냉탕으로 도망가고. 제가 그래서 많이 쫓아다닙니다. 양치기 소년같이 선수들을 몰고 다니죠.]

이번 대회를 통해서 많은 선수들이 스타로 부각이 됐습니다만, 특히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황희찬 선수, 처음에는 공격만 하는 선수라고 해서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셨다고요?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네, 그렇습니다. 제가 파주에서 잠깐 대표팀 코치 할 때 그 선수가 연습경기가 있다고 해서 보러 갔다가 공격은 아주 잘하는데 공격 외에 수비에서는 수비를 해주지 않는 거, 그래서 제는 '뭐 저런 게으른 선수가 있느냐'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 선수가 황희찬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오스트리아 가서 리퍼링이란 팀에 가서 하는 거 보고 제가 체크를 해보니까 상당히 괜찮게 하고 있어서 (그때 마음을 바꾸셨군요?) 그렇죠. 제 눈으로 한 번쯤 확인을 해봐야겠다, 그래서 호주와 2연전 있었을 때 확인을 해봤는데 '어? 너무 좋네, 이런 선수가 우리 팀에 있으면 상당한 도움이 되겠다' 그래서 발굴하게 됐습니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은 여러 차례 얘기가 됐습니다만, 골짜기 세대라고 해서 역대 최약체가 아니냐 이런 평가를 받았는데, 1년 동안 조련을 해오시면서 어느 시점쯤에 '아, 이 팀으로 본선 갈 수 있겠다' 이런 확신이 드셨나요?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작년 6월달에 프랑스하고 튀니지를 원정 평가전을 하러 갔다왔습니다, 프랑스랑 튀니지. 프랑스랑 1대 1로 비기고 튀니지한테 2대 0으로 이겼는데, 원정을 가서 경기를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나 잘해줬어요. 그러면서 제가 그때 희망을 가졌습니다. '아, 이제는 우리 할 수 있다' 제가 그때 많은 자신감을 갖고, 희망이 보였습니다.]

네, 그러셨군요. 아까 처음에 말씀하신 결승전, 한일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2대 0으로 앞서고 있다가, 저도 경기를 보면서 '아, 쉽게 이길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역전패를 했습니다. 아쉬움이 더 큰데 지금 생각해보시면 패인이 어디에 있었다고 보십니까?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패인은 순간적인 방심이었고요, '이번 기회에 일본을 진짜 대승을 해야 되겠다, 3대 0, 4대 0으로라도. 그래서 공격을 해서 이겨야겠다' (생각했어요). 만약에 그 경기에 티켓이 걸려 있다고 가정했으면 2대 0에서 무조건 경기를 좀 더 소극적으로 잠갔겠죠. 그렇지만 티켓이랑 상관없이 (확보된 상황이었으니까요.) 네, 결정도 나고 했기 때문에 '이번에 한 번 신나게 밟아주자' 그러다 공격 앞으로를 외치다 보니까 당했는데, 이게 또 저한테는 상당히 많은 교훈이 된 것 같습니다. 보약으로 돌아올 수 있게끔 제가 잘 정리해야 될 것 같고요. 우리가 단 1%의 방심도 이렇게 상대한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많은 걸 깨우치게 만든 경기였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일전을 포함해서도 그렇습니다만, 리그전 거쳐서 결승전까지 가는 과정에서 보면 약간의 수비 불안 같은 게 문제점으로 지적이 됐는데, 3명의 와일드 카드에 수비수가 포함이 됩니까? 어떻습니까?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아무래도 지금 올림픽 팀 선수보다는 네임벨류가 높은 선수가 올 수밖에 없겠죠, 팀을 리드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 때문에 수비가 될 수도 있고요, 중앙 미드필더가 될 수도 있고 하지만, 희생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된다면 기꺼이 팀에 와서 보탬이 되고 희생을 할 수 있는 선수면 어느 누가 되더라도 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09년에 성남에서 홈 경기 첫 승을 하시고 레슬링복을 입고 엉덩이 춤을 추겠다, 이런 공약을 하셔서 춤을 췄는데, 이번에도 우승을 하면 한복을 입고 시상대에 올라가겠다 하셨는데 아쉽게 그건 못 봤습니다. 자, 이제 본선 무대가 남았는데 본선 무대의 목표와 공약을 한번 제시해주시죠.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네, 이번에도 사실은 티켓만 따게 되면 결승전에서 선수단이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게끔 생각했던 거고요. 또 우리 설이 곧 다가오기 때문에 이게 아시아 전체에 중계가 나가기 때문에 우리 한복이 위대하다는 것을,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사실 있어서 그런 공약을 했었는데, 보여주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리우 올림픽 가서 진짜 생각지도 않은 좋은 결과가 있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제 리우 본선까지 한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번 대회에 동메달이라는 성적이 있어서 조금 부담은 되시겠습니다만, 앞으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해나가실 생각이신지요?

[신태용/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 이제는 우리보다 약한 데보다는 다 강한 팀하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항상 하는 얘기가 수비 불안 얘기인데 (이것을) 최고 먼저 해소해야 할 것 같고요. 수비를 먼저 보강을 하고, 그 다음에 수비 조직력을 더 극대화시켜서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공격보다는 수비 쪽에 많은 치중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팀의 내실이 더 단단해질 수 있게끔 잘 준비해야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네, 잘 준비하셔서 좋은 성과로 국민들에게 큰 기쁨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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