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후 우울증은 산모의 90%가 경험한다는 아주 흔한 증세입니다. 심한 경우는 아이를 학대하거나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죠. 그런데 정작 치료를 받는 경우는 1%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안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생후 7개월 된 아이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머리뼈 4곳이 부러지고 뇌출혈까지 발생했습니다.
20대 엄마는 산후우울증에다 육아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산 직후에 우울함을 느끼는 산모는 90%가 넘습니다.
[김 모 씨/산후우울증 경험 : 우울하기도 하고 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도 주변에 많이 없고 해서, 혼자 고립된 느낌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산후우울증으로 치료받는 산모는 전체 산모의 1%에 불과합니다.
[백종우 교수/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 (분석 결과) 전체 산모의 1%, 4~5천 명 정도가 치료받고 계셨거든요. 이게 미국은 10~12%가 되는 데 비하면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입니다.]
스스로 질병이라고 여기지 않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는 주변의 시선 때문입니다.
육아 스트레스로 산후우울증이 심해지기도 하는데 이때도 엄마의 육아 부담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후 우울증을 방치하면 심할 경우 아동 학대나 살해 같은 범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 여성에게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받도록 하고 영국에선 출산 후 1년간 우울증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복지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서진호,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