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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실제 모습 그대로…'임금님 임금님, 우리 임금님'

국립고궁박물관 ‘조선 왕실의 어진(御眞)과 진전(眞殿)’전시를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임금님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어진(御眞)이라고 합니다.

진전(眞殿)은 어진을 봉안하기 위한 건물을 가리킵니다.

근대 격변기와 일제 시대, 그리고 전란과 화재의 불운을 거치며 어진과 진전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왕의 초상화와 그 초상화를 봉안하는 건물이 남아 있어 우리 후세인들이 볼 수 있었다면 굉장한 유물이었을 텐데 말이죠.

프랑스 역대 국왕의 초상화가 한국에 와서 전시된 적이 있습니다.

국왕과 왕실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니만큼 올려 봐야 하는 크기로 제작되어 위압적인 자태를 뽐내던 기억이 납니다.

정통 왕으로부터 계승되었다는 자긍심과 왕실의 당위성, 나라의 전통을 세우는 상징인 셈입니다.

그에 걸맞게 크기와 장식이 화려했습니다.

조선 시대에도 왕의 초상화는 나라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역할을 했을 겁니다.

정치적인 위험이 닥쳤을 때 태조 어진을 새로이 제작해서 진전에 봉안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은 바로 조선 왕실 정통성을 나타냅니다.

어진은 중요한 상징물인 만큼 상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어진을 대할 때는 왕을 대하듯이 절을 해야 했고, 어진이 이동할 때에는 왕이 이동하는 것처럼 가마에 모셔야 했습니다.

봉안과 이동 모습을 그려놓은 기록화에 가마에 모셔진 어진이 나타나 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오는 2월 14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의 부제가 ‘또 한분의 왕, 어진’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진은 실제 왕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철종의 어진은 상당 부분이 화재로 손상되었습니다.

6.25 전쟁 때 부산으로 옮겨졌다가 1954년 창고 화재로 훼손된 겁니다.

조선왕실의 중요한 기록이자 작품인 왕의 초상화가 고스란히 지금까지 전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다시금 더해집니다.

화재의 흔적은 역사의 아픔을 떠올리게 합니다.

고종의 경우 흑백 사진이 남아 있는데 어진과 비교해 보면 얼굴 윤곽이 그대로 겹쳐질 정도입니다.

사실이 아니면 그림으로 그리지 않는 옛 초상화의 전통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학생들은 왕의 초상화가 전시된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옛날처럼 왕을 보듯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그림은 아닐 겁니다.

권위와 정통의 상징이자 정치적 선전이 사라지면 남는 것은 역사의 속살입니다.

절을 하지도 않고 가마에 모시지도 않지만, 아이들은 초상화에 그려진 왕이 어떤 왕이었는지 공부를 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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