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영상토크] 아이들이 생각하는 겨울방학은?

12월 30일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교 겨울 방학식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영상의 취재는 12월 18일에 동작구 강남초등학교에서 이뤄졌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먼저 방학을 시작한 학교 중 하나입니다.

영상을 제작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방학의 설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이 방학 뉴스 영상의 전부라는 말씀도 선배께 들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생각했던 방학도 뭔가 즐겁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물론 개학 전날, 밀린 탐구생활과 일기를 써야 했던 고통도 있었지만요. 실제 뉴스 영상에서는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어른 시선의 아이들 모습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신나게 방학 때 놀고 싶은 마음을 마이크에 뿜어낼 것 같던 아이들이, 더욱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아이들은 실제로 어떤 고민을 하고 살고 있을까? 방학 때 무엇을 제일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아이들 대부분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성적을 올리고자 노력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다른 대답을 한 아이들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이나 답변은 꽤 진지했습니다.
 
 매년 발표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지수는 몇 년째 최하위입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생활시간 실태조사에서도 초등학생의 일주일 평균 학습시간은 38시간으로 나왔습니다. 반대로 가족과의 대화 시간, 수면시간은 세계에서 제일 짧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제외하고 하고 싶은 걸 말해보자'고 했더니 그제야 밝은 표정이 나오면서 "늦잠 자고 싶어요!", "야구시합 하고 싶어요!", "바다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등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을 아이들답게 만드는 것 역시도 어른들의 할 일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직장인들은 학생들의 방학을 제일 부러워합니다. 대학생들에게는 “우린 1년에 여름 휴가 일주일인데, 너희는 어떻게 5달이나 쉬어?”라고도 합니다. 초등학생들에게는 “너희가 제일 행복할 때야.”라는 말을 아무런 가책 없이 하기도 합니다. 막상 그 당시에는 많은 스트레스의 최대치를 느끼며 살아왔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고는 말입니다.
 
'아홉 살 인생'이라는 소설에서는 “지나치게 행복했던 사람이 아니라면, 아홉 살은 세상을 느낄만한 나이이다.”라는 인용구가 나옵니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조금 늦게 알려주고자 어른들이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상 취재  하 륭)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