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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산화탄소 1,000년 이상 대기 중에 남아…2℃ 상승 막기 어려워

[취재파일] 이산화탄소 1,000년 이상 대기 중에 남아…2℃ 상승 막기 어려워
● 파리서 열린 기후변화 총회…"지구 기온 2℃ 상승 막자"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은 0.85℃가 올랐습니다. 현재 파리에서 2100년까지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막아보자는 국제 합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바로 제 21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입니다.

그런데 2℃라는 목표는 어떤 근거로 생겼을까요? 사실 2℃를 넘기면 대 재앙이 오고, 2℃ 상승을 막는다고 지구가 안전하다는 게 아닙니다.

권투 경기에 비교해 보자면, 1대를 맞아도 아프고, 2대를 맞아도 아프고, 3대를 맞아도 아픕니다. 기후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1℃가 올라도 지구는 아프고, 2℃나 3℃가 올라 가도 지구는 아픕니다. 그런데 치열한 권투 경기에서 4대를 맞으면 다시는 못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지구도 역시 ‘어떤 온도’가 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돌이킬 수 없이 위험한 ‘어떤 온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 천명의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가 다르고, 너무 많은 정보가 섞이다 보니, 무엇을 기준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될지 감이 안 잡힙니다. 이 때문에 모든 나라가 근거 자료로 삼을 수 있는 기후변화 지침서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탄생한 게 바로 IPCC(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의체) 보고서입니다.

세계 정상의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하고, 각국 정부가 내용이 옳다고 합의한 게 ‘IPCC 보고서’입니다. 쉽게 말해서 IPCC는 인간이 파악 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기후변화 보고서입니다. 현재는 5차 보고서까지 나온 상태인데, 인류의 목표인 <2℃ 상승> 억제의 근거는 바로 4차 보고서에서 나옵니다.

● 2℃ 오르면 생태계 24% 멸종 위기

IPCC 4차 보고서의 결론은 아주 간단합니다.

“기후 변화는 인류 때문이며, 인류가 배출한 온실 가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4차 보고서는 인류가 배출한 온실 가스 때문에 기온이 상승하고, 기온 상승에 따라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지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구 기온이 1.6℃ 상승할 때 생물의 18%가 멸종 위기에 놓이고. 2.2℃ 상승하면 24%,  2.9℃에선 35%까지 생물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일 것이다” 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산호는 1℃만 상승해도 대량 사멸의 위기를 맞는다고 기술했습니다. 1.9℃가 상승하면 태풍과 홍수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3℃가 올라도 중위도와 고위도에서 식물이 잘 생장해 전 지구적 식량 생산량은 증가하지만, 적도 부근의 나라들은 1℃만 기온이 높아져도 식량 생산이 크게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해수면은 기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해 기온이 높아진 만큼 상승합니다.

IPCC는 기후변화로 일어날 수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 최대한 정량적인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다만 돌이킬 수 없이 위험한 ‘어떤 온도’가 몇 ℃인지 찾지는 못했지만, 지구 기온이 1~3℃ 상승하면 생태계가 파괴되며, 기상 재해가 늘어나고, 기후 난민까지 발생한다는 과학적 증거를 정량적으로 제시했고, 이를 토대로 기온 상승은 무조건 막는 게 좋다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하지만 연구결과 이미 0.85℃나 오른 지구의 기온은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아예 배출하지 않더라도 1℃도 까지는 무조건 오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 가스가 대기 중에서 금방 사라지지 않기 때문인데, IPCC는 5차 보고서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15∼40%가 1천 년 이상 대기 중에 남아 있을 것이다”라며 한시라도 빨리 적극적인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2100년까지 1℃ 상승은 막을 수 없고, 1.5℃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불행중 다행으로 과학자들은 전 세계가 함께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2℃ 상승까지는 막을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합니다.

따라서 이 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1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막아보자고 합의하게 된 겁니다.

● 파리 협약으로도 2℃ 막기 어려워…2.7℃ 상승 할 듯

문제는 온실가스 감축이 약간이라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지구기온은 2℃ 이상 오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겁니다. 현재 칸쿤 총회부터 5년이 지나 21차 기후변화 총회가 파리에서 진행 중입니다.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2주’라며 총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는 각 국가가 스스로 결정한 온실가스 감축계획 (국가별 자발적 기여 방안, INDC)을 제출했는데요, 결과가 아쉽습니다. 사실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감축해야 하는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IPCC는 현재 1년에 49기가 톤(Giga-ton, Gt)씩 배출되는 이산화 탄소 규모를 2050년에는 40~70%나 줄여야 하고, 우선 중간 단계인 2030년에는 최소한 50기가 톤 이내로 배출해야 2℃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파리 각국이 제출한 감축 계획을 종합한 결과 2030년 배출량은 57기가 톤으로 목표치 50기가 톤 보다 14%나 많았습니다. 이미 2℃계획은 실현하기 어려워졌고, 이대로라면 2100년 기온은 2.7℃나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변화총회(UNFCCC)에서 각국이 제출한 감축 목표(INDC)를 토대로 배출량을 전망한 결과 2030년 전 세계가 57Giga-ton의 이산화 탄소를 배출해 2℃ 상승을 막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기온 상승이 2℃가 넘으면 위험하고, 2℃ 안쪽이면 안전하다는 게 아닙니다. 2100년 까지 앞으로 85년 동안 <1℃ 뜨거운 지구> , <2℃ 뜨거운 지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0일 뒤 파리 협약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지고, 그에 따른 감축계획 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우리 자녀도 아닌 '우리'가 2℃ 뜨거운 지구를 경험하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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