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투쟁' 대신 '창조적 동반자 관계'를 선택한 삼성정밀화학

매각 반대 통념 깬 삼성정밀화학 노사

[취재파일] '투쟁' 대신 '창조적 동반자 관계'를 선택한 삼성정밀화학
삼성과 롯데 간 화학계열사 빅딜로 삼성정밀화학은 내년부터 롯데그룹에 편입됩니다.

삼성정밀화학이 어제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인수반대'나 '단결투쟁' 같은 거친 용어대신 '창조적 파트너십'이라는 통상 인수합병 대상이 된 회사에서 내세우지 않았던 다소 생소한 용어가 튀어나왔습니다.

무조건 매각 반대 투쟁을 펼치고 매각에 따른 위로금 등 '성과물'을 챙기는 기존의 행보와 다른 모습을 보인 삼성정밀화학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내 계열사로는 이례적으로 강한 노조를 가지고 있는 회삽니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인 1964년 한국비료란 이름으로 설립됐다가 '한비사건'으로 국가에 헌납됐고 이후 1971년 노조가 설립됐습니다. 1994년 삼성그룹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노조는 명맥을 유지해 왔고 현재 삼성정밀화학 임직원 8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노조 소속입니다.

이런 회사의 노사 공동 비상대책위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내놨습니다.

우선 성인희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삼성그룹의 불가피한 지분 매각 결정을 이해하고, 삼성그룹의 지속적 혁신과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정밀화학 임직원 일동은 '글로벌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해 롯데케미칼의 지분인수를 적극 지지하고 환영하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경영리더십에 신뢰와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성인희 사장은 "삼성에서 이루지 못한 '초일류 스페셜티 화학사'의 꿈과 목표를 창조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삼성과 롯데의 성공 DNA를 융합해 이제는 롯데그룹과 함께 이루어 내겠다는 것이 우리 임직원 모두의 간절한 열망이자 소망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동훈 노조위원장 역시 임직원의 고용과 처우 등 일체의 사항을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협의해 나갈 것을 밝히고 롯데그룹에게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확대와 아낌없는 지원, 롯데그룹과 함께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을 넘어 글로벌 초일류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삼성정밀화학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적극 확대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4월 한화로 편입된 한화종합화학 노조가 과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파업에 나서 울산공장 직장폐쇄 사태를 맞았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홈플러스 노조도 MBK에 직접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볼때 삼성정밀화학의 행보는 이례적입니다.

삼성정밀화학의 이런 이례적 행보에는 한비사건으로 국가에 헌납됐다 삼성그룹으로 돌아왔던 역사적 아픔과 2년전 경영위기로 임직원이 퇴직을 하는 등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해 본 경험들이 작용했다는 후문입니다.

회사의 위기상황에서는 결국 임직원과 조합원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기에 기업생존을 확보하고 모두의 공멸을 피할 수 있는 결정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삼성정밀화학 노사의 결정이 함께 매각이 결정된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직원들은 물론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대우증권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