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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이승우, '실축'은 했어도 '실패'는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파일] 이승우, '실축'은 했어도 '실패'는 하지 않았습니다
 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승승장구하던 우리 대표팀이 벨기에와 16강전에서 져 아쉽게 8강 문턱에서 도전을 멈췄습니다.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였고, 기회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후반 27분 이승우 선수의 페널티킥이 만회골로 연결됐더라면 경기 양상은 완전히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승우는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움과 자책감에 그라운드에 엎드려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우리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승우는 이번 대회 3경기에 출전해(잉글랜드전은 결장) 한 개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지만 '리틀 메시'라는 별명에 걸맞은 존재감을 발휘했습니다. 상대 수비에게 위협감을 주는 번뜩이는 개인기는 물론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도 좋았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습니다.

 그동안 기량은 뛰어나지만 지나치게 개인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온전히 팀에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페널티킥을 실축했다고 해서 이승우가 비난받을 이유도, 자책할 필요도 없습니다. '팀 플레이어' 이승우의 발견은 이승우 본인에게도, 한국 축구에게도 의미 있는 수확이었습니다.
 당분간 아쉬움은 남겠지만, 이승우의 본격적인 축구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당장 내년 1월이면 지긋지긋했던 FIFA의 징계에서 풀려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에서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후년(2017년)이면 우리나라에서 FIFA 20세 이하 월드컵이 열리는데, 그때 19세가 될 이승우는 우리 대표팀의 주역으로 당당히 뛸 수 있습니다. 20세 이하 월드컵의 위상은 17세 월드컵과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때쯤이면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에서도 이승우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모범생과 모험생이 있잖아요. '모범생'은 선생님이나 감독님 말을 잘 듣는 거고, '모험생'은 도전이나 창조적인 일들을 많이 하잖아요. 제 플레이는 모험생이라고 생각해요. 창조적인 플레이나 도전을 하고 싶고, 그런 스타일.. 바르셀로나에서 제게 원하는 것도 좀더 창조적인, 개성 있는 그런 모습이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도 모범생보다는 모험생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이승우가 지난 5월 SBS의 축구 매거진 프로그램인 <풋볼 매거진 골!>과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입니다. 이번 FIFA U-17 월드컵에서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이승우가 자신의 말처럼 '모험생'같은 선수로 쑥쑥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U-17 대표팀 최진철 감독도 벨기에전을 마친 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좀 더 발전하는 선수들이 됐으면 합니다. 패배를 통해서 무언가 또 얻어간다면 미래에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더 높은 곳까지 전진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조별리그에서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우리 어린 태극전사들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 [비디오머그] 끝내 터지지 않은 골…'이승우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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