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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숨기고 구직"…서러운 고학력자들

<앵커>

우리나라 박사 학위 취득자는 해마다 급증해서 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박사와 직업이 없는 백수를 합친 '박수'란 말이 나올 정도로 박사들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합니다.

시간강사 직을 전전하거나, 아예 박사임을 숨기고 구직에 나서는 경우도 많은데, 왜 이렇게 됐는지, 뉴스인뉴스에서 정성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0년가량 공부해서 박사 학위를 따도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인 현실.

고학력에 걸맞는 안정된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게 여기 모인 시간 강사들의 주장입니다.

[대학 시간강사 :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것도 고학력자들한테는 서러움이고 버는 돈은 백만 원 미만이거나 백만 원 조금 넘는 수준이면 그걸 대놓고 얘기하기 힘든 상황이죠.]

교수 자리는 특히 국내 대학 출신 박사들에겐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A대학 조교수 : (들어가기) 굉장히 힘들어요, 서울과 수도권 대학에. 우리 과에 국내박사 전혀 없잖아요. 최근 5년에서 10년간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국내박사출신 교수를) 찾기 힘들죠.]

일반 기업체는 박사 채용을 꺼리고 있습니다.

[박미정/헤드헌팅업체 대표 : 같은 급여를 주고 굳이 박사 출신을 뽑아서 박사 출신이 불만을 가지고 회사를 다니는 걸 원하지 않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박사 학위 자체를 숨기고 석사로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래서 박사 과정 전 단계인 석사 과정 정원은 줄었는데, 오히려 박사 취득자는 크게 늘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박사 학위를 딴 사람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송창용/한국직업능력개발원 수석연구위원 : 매년 만 3천 명 중에서 7천 명 정도는 재직자거든요, 연과 성과를 봤을 때도 학업에 전념한 분들의 60% 정도의 수준이고, 이들의 연구 실적은 풀 타임의 60% 수준이고요.]

대학 신입생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마저 석박사 과정은 꼭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대학 경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송창용/한국직업능력개발원 수석연구위원 : 무책임적으로 배출되는 문제도 있거든요, 박사 같은 경우도 충원율 90%가 넘고 있으니까, 굳이 대학에서는 스스로 살을 잘라낼 이유가 없는 거죠.]

사회 전반에 뿌리박힌 학력 인플레이션과 대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박사들은 양산되고 있지만, 정작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하는 박사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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