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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성현 "LPGA 진출이요? 아직 준비 안됐어요"

[취재파일] 박성현 "LPGA 진출이요? 아직 준비 안됐어요"
어제(15일) LPGA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보기 위해 평일인데도 5천 4백명의 갤러리가 인천 스카이 72골프장 오션코스에 몰렸습니다. 가장 많은 갤러리가 따라 다닌 조는 박성현과 렉시 톰슨,미셸 위가 속한 장타자 조였습니다.

국내투어 최장타자(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56.72야드)인 박성현은 LPGA 투어 장타 부문 4위(267.76야드)인 렉시 톰슨과 5~10야드 차이로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호쾌한 장타 대결을 벌였습니다. 여기에 한 때 300야드까지 괴력의 장타를 날렸던 재미교포 미셸 위까지 가세해 현장에서 이들의 샷 대결을 지켜 본 갤러리들은 한샷 한샷에 탄성을 연발했습니다.

박성현의 키는 171cm로, 국내 투어에서는 장신으로 꼽히는데 183cm인 렉시 톰슨과 미셸 위 옆에 서니 체격이 무척 왜소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샷 만큼은 박성현이 두 선수를 압도했습니다. 박성현은 장타력 뿐 아니라 아이언 샷의 정확성에서도 그린 적중률 100%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보기 없이 무려 10개의 버디를 잡아냈습니다.

박성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 엽습을 많이 했는데 어프로치 샷을 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며 행복한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퍼트 실력도 발군이었습니다. 3~5미터 거리의 버디 기회를 거의 놓치지 않았고 그동안 자주 범했던 짧은 퍼트 실수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LPGA 데뷔전 첫날 18홀 생애 베스트 스코어이자 새로운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입니다.

같이 플레이했던 미셸 위와 렉시 톰슨은 처음 본 박성현의 플레이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미셸 위는 한국말로  "박성현 선수가 장타치니까 저도 정말 세게 쳤어요. 정말 대박이었어요.정말 멀리 치고, 볼 스트라이킹도 좋고, 퍼팅도 자 넣고 되게 멋있었어요."라고 칭찬했고 렉시 톰슨은 "어메이징(Amazing)!"을 연발했습니다.

박성현은 "두 선수와 장타 대결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긴장도 많이 됐다"면서 "어떤 홀에서는 미셸 위나 렉시 톰슨이 더 멀리 치기도 하고 어떤 홀에서는 제가 더 멀리 치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무척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 누군가 "만약 이 대회에서 우승해 미국 LPGA 출전권이 주어진다면 갈 생각이 있느냐?"라는
성급한 질문을 던졌는데 박성현의 준비된 대답은 "NO"였습니다.

"이 대회 시작 전에 엄마가 물어보셨는데 미국 진출은 제가 아직 준비가 안돼서 생각 안하고 있어요. 엄마도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제 의견을 따라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계시구요. 국내 투어에서 우선 내공을 많이 쌓고 미국 진출은 그 다음에 천천히 생각해 보려구요."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투어에서 하반기에 가장 핫(hot)한 선수는 박성현입니다. 9월 20일 KDB 대우증권클래식 우승에 이어 한 주를 건너 뛰고 지난 4일에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3주만에 2승을 챙겼습니다.

지난 6월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로 장식한 데 이어 벌써 3승으로 상금 랭킹에서 1위 전인지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습니다. 현재 다승(4승)과 상금 1위(7억 7천만 원) 전인지와 박성현(6억 3천 7백만 원)의 격차는 1억 3천 7백만 원에 불과합니다. 올시즌 남은 KLPGA 대회는 다음주 열리는 메이저대회 KB금융 챔피언십(우승상금 1억 4천만 원)을 포함해 4개입니다. 충분히 상금과 다승 부문 타이틀 경쟁에서 역전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매니지먼트사를 따로 두지 않고 직접 딸의 매니저 역할을 해왔던
박성현의 어머니는 "이제 혼자 감당이 안된다"면서 매니지먼트사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올해 KLPGA투어에 혜성처럼 나타나 돌풍을 몰고 온 박성현이 이번 LPGA 데뷔전에서 지난해 백규정에 이어 또 하나의 신데렐라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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