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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노역 = 야근' 세계유산 등재되자…시치미 뚝 떼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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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누군가에게 강제로 끌려가 일했습니다. 어딘지도 모르는 지옥 같은 곳에서 일하다 결국 죽었습니다. 

또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강압적인 직장 상사와 일하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은 끝나 집에 가고 싶었지만, 그는 상사 때문에 하기 싫은 야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 두 남자의 인생, 어떻게 보시나요? 전혀 달라 보이는 이 둘이 '같은 운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정부입니다.

일본은 군함도, 즉 하시마 섬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데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수백 명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된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르쇠로 버티던 일본은 막판에서야 강제 노역을 인정했습니다. 

[사토 구니/日 유네스코 대사 : 1940년대에는, 한국인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끌려와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했습니다.]

일본도 인정한 강제 징용 사실은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결정문의 주석에 ‘forced to work’라는 말로 표현됐습니다.

그런데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되자, 일본 외무장관은 'forced to work'가 강제 노역을 뜻하는 건 아니라며 말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를 일본어로 ‘하타라카사레타’라고 번역했습니다. 이 표현은 우리 말로 해석하면 '일하게 됐다' 정도의 뜻입니다.

영어 'forced'에는 명확한 강제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이 표현을 일본어로 번역하면서 '내키지 않은 일을 하게 됐다'라는 의미로 제멋대로 해석한 겁니다. 일본 정부의 해석대로라면, 강제로 끌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들은 '내키지 않은 일을 (남이 시켜서) 한 사람들'이 되는 셈입니다.

일본이 이렇게 '말장난'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강제 노역을 인정하는 순간 수많은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 배상 소송에서 매우 불리해지기 때문입니다. 

군함도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고 싶고, 강제 징용자들을 배상해주고 싶지는 않고... 그런 일본이 택한 선택은 '세계유산 등재 전 강제 노역 인정, 세계유산 등재 후 강제 노역 불인정'이었던 겁니다. 

군함도가 있는 나가사키 현과 유람선을 띄우는 업체는 강제 징용 역사를 알릴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강제 징용 사실을 알리는 노력을 하겠다던 일본 정부도 시치미를 뚝 뗄 기세입니다. 

하루 주먹밥 한 개로 천 미터 지하 탄광에서 12시간씩 일했던 조선인들... 절대로 감춰져서는 안 될 군함도의 진실을 알리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글은 물론, 영어와 일본어로도 제작된 '군함도 안내서'를 만들어 나가사키 현에 비치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안내서 뒤에는 후원에 동참하신 분들의 이름을 모두 새겨 넣을 예정입니다.

끊임없이 역사 왜곡을 하고 있는 일본. 그 본토에 이렇게 시작하는 책자를 사람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안내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 후원계좌: 기업은행 02-2011-4300, 계좌 명: 환경재단, 입금자명은 꼭 '이름(군함도)'로 해주세요. 문의사항은 서경덕 교수 연구팀 최부용 팀장(bychoi@ygeneration.co.kr)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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