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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내수시장에 반가운 '온기'…경제 불안은 '여전'

[취재파일] 내수시장에 반가운 '온기'…경제 불안은 '여전'
퇴근 시간을 한시간 가량 앞둔 시간에 서울 목동의 한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따사로운 햇살, 그 안의 자외선을 막기위해 썬글라스를 사려는 사람들, 의류할인 매장과 아웃도어 제품 매장 등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밝은 표정으로 바쁜 손놀림을 이어갔습니다. 극심한 내수시장 침체로 고통을 호소하던 백화점들이었는데, 사뭇 다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층 개선된 소비심리는 이 백화점 체인의 매출에 그대로 반영돼 있었습니다. 1분기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혀 늘지 않으며 정체를 보였던 매출이 지난달에 4.2% 늘었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더 가파른 변화가 이뤄지면서 19일까지 8.1%가 늘었다고 합니다.

한 대형 마트에도 비슷한 분위기인지 물었습니다. 의류를 중심으로 매출 호전기미가 뚜렷하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1분기까지 상황을 반영해 내놓은 경제전망에서도 소비가 더이상 줄지 않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내수 시장에는 이처럼 온기가 돌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한 축인 수출에선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도 평택항을 찾았습니다. 기아자동차의 수출물량 62%를 실어나르는 전용부두가 있는 곳입니다.

야적장 빼곡한 자동차를 간간이 전용선에 옮기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올들어 4월까지 수출물량이 9.6% 줄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선진국 수출 시장의 침체지속과 엔화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반격, 원화 강세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힘든 수출환경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KDI는 이런 수출 환경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연간 수출이 지난해보다 8.7% 줄어들 것으로 보았습니다. 지난해 거의 늘지 않은 데 이어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성장의 중요 동력이 훼손될 것으로 본 것입니다.

경제전망이 전체적으로 좋을 리 없습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반년만에 0.5%포인트 낮은 3%로 수정했습니다. 그나마 '3% 선을 유지했다고 안도하면 오산'이라는 KDI의 경고도 뒤따랐습니다.

가계부채가 많다보니, 금융당국이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없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정부의 재정지출도 마냥 기대하기 힘들거로 봤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정부의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 때문입니다. 세수가 줄어들면 정부의 곳간이 비어가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4분기에는 '빈 곳간' 때문에 정부가 돈을 쓰지 못하는 이른바 '재정절벽'이 현실화됐고, 4분기 성장률도 뚝 떨어졌습니다.

중국경제도 복병입니다. 성장 속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웃 중국의 고성장 덕을 톡톡히 봤던 우리로선 큰 악재입니다.

KDI는 분기별 전망에서 우리 경제가 1분기 2.4% 성장에서 2.8%와 2.9%, 4분기엔 3.6%의 비교적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낙관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침체기에는 일시적으로 반등한 뒤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률이 추락하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정책당국의 경기활성화 의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적 정책을 내년까지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부양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내수가 살아난다고는 하지만, 경제 전체를 받치기엔 여전히 미약합니다. 경제가 스스로 일어설 능력을 어떻게 하면 갖출 수 있을 지 '생존' 차원서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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