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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공간조차 없다…흩어진 기억들

<앵커>

바람직한 추모는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하죠.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두가 함께 기억하고 추모할 공간조차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들아 보고 싶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희생자들과 남겨진 가족들에게 띄우는 애끊는 편지들.

진도 팽목항 하늘나라 우체통에는 이런 편지가 5천 통가량 쌓여 왔습니다.

[김영옥/관람객 : 다섯 자녀를 둔 엄마예요. 정말 이것만큼은 꼭 보여주고 봐야 되겠단 생각에 아들이랑 같이 와서.]  

세월호를 잊지 말자면서 휴대전화 케이스를 만든 대학생들도 있습니다.

[우창성/계명대학교 광고홍보학과 2학년 : 추모 1주기가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게 너무 슬프더라고요.]  

어떤 이는 일상에서 기억의 끈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손가현/서울 강동구 : 같이 추모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차를 운전하다 보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고, 그런 의미로 차에 붙이게 됐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가 잊혀질까 두려워 애써 왔지만, 우리 사회는 모두가 함께할 추모의 공간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세월호의 흔적들은 아직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진도군청 주차장 한켠에는 희생자 유류품 1천 162점이 쌓여 있고 노란 리본 15만 개를 비롯해 서울광장 분향소를 가득 채웠던 추모의 흔적들은 서울시 지하 서고에 보관돼 있습니다.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나오는 기록들도 안산시가 빌린 임시 건물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김종천/4.16 기억저장소 사무국장 : 304명의 일부 유품들이 보존되어 있고, 국민들이 그와 함께한 애도와 행동의 흔적들이 모아졌는데요, 이미 꽉 찼습니다.]  

인천과 안산에서 진행된 추모관과 추모공원 조성 논의도 지금은 방향 없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추모 공간에 대한 밑그림조차 만들지 못한 채 참사 1년을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김승태,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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