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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수술 했는데 암 아니다? 보험사 황당 횡포

<앵커>

의사에게 암 판정을 받고 수술까지 했는데, 보험사가 암이 아니라 경계성 종양이라고 주장하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소송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경계성 종양은 암에 비해 보험지급금이 1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결국 보험금을 제대로 받으려면 재판을 거쳐서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증명해야 됩니다. 이건 보험사의 횡포 아니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은 이 남성, 대장에서 4밀리미터 크기의 종양이 발견됐고, 국립암센터 주치의는 올해 초 병명 코드 C20, 즉 대장암이란 판정을 내리고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황당한 일은 그 이후 벌어졌습니다.

이런 때에 대비해 가입했던 암보험 보험사가 보험금을 내줄 수 없다고 나온 겁니다.

[보험 가입자/대장암 판정 : 12년 정도, 한 달에 16만 3천 원씩 매달 (암 보험료를 냈어요.) 하지만 정작 제가 암이라고 해서 수술을 받았는데 보험금의 10분의 1 정도밖에 지급을 하지 않습니다.]

의사가 암이라고 판정한 진단서가 있음에도, 보험사는 '경계성 종양'이지 암이 아니라고 주장한 겁니다.

암이라면 8천만 원을 보상받게 되지만 경계성 종양일 경우엔 10분의 1 수준밖에 받지 못합니다.

전문의의 암 진단서를 반박하기 위해 보험사가 내민 근거는 7년 전 발행된 대한병리학회의 학술지.

"크기가 1cm 미만일 경우 암이 아닌 경계성 종양으로 본다"는 부분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보험사 직원이 주치의를 찾아가 암이 아닌 경계성 종양으로 소견서를 써달라며 입씨름까지 했습니다.

[신현영/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보험사 직원이) 진료실까지 찾아와서 진료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문제점이 큰 거죠. 결국엔 의사들의 진료권 방해로 갔던 사례들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보험시장의 왜곡된 구조를 지적합니다.

[이정웅/손해사정사 : 소비자는 이미 일반 진단서를 통해서, 주치의를 통해서 (자신의 암을) 입증을 했어요. 무슨 입증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자문한 병원의 소견서를 가지고 와서 지급이 안 된다고 하는 건 횡포라고 볼 수가 있죠.]  

[변운연/손해사정사 : 실제로 이 환자를 진료한 의사가 암이 아닌데 암 진단을 내렸다고 하면 이 의사를 허위 진단서 발부로 검찰에 고소해야죠. 애꿎은 힘없는 의학지식이 없는 계약자만 (보험사가) 들들 볶는 거지.]    

지난해 보험사가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 건수는 1천여 건으로 한해 전에 비해 70% 넘게 증가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지웅, VJ : 도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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