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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쉬웠던 월드컵 스타의 퇴장

[취재파일]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쉬웠던 월드컵 스타의 퇴장
 또 한 명의 '2002 한일월드컵 스타'가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이탈리아와 16강전 극적인 동점 골의 주인공 설기현 선수가 현역 은퇴를 전격 선언하고 성균관대 감독으로 새 출발하게 됐습니다. 설기현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 시절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은데 대해 팬들께 감사드리고, 지도자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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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기현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던 '도전의 아이콘'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던 지난 2000년, K리그 대신 이름조차 생소했던 벨기에 리그의 로열 앤트워프를 선택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벨기에 최강 안더레흐트와 잉글랜드 2부리그 울버햄튼을 거쳐 프리미어 리그(레딩, 풀럼)까지 진출했습니다. 설기현은 박지성, 이영표에 이은 '한국인 3호 프리미어 리거'입니다.

  레딩 시절이던 지난 2006년 10월에는 프리미어 리그 선수 랭킹 13위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순위입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꿈을 향해 차근차근 한 계단씩 상승해 최고의 무대에 올라 '성공 신화'를 썼습니다. 이제 지도자라는 제2의 축구인생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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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스타가 그라운드와 작별하는 모습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은퇴 시기와 과정이 문제였습니다. 통상적으로 선수들은 시즌 종료와 함께 현역에서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예 이번이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라며 시즌 시작 때부터 일찌감치 은퇴를 예고하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박지성도 지난해 5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시즌을 마치자마자 현역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반면 설기현은 시즌 종료 후가 아니라 새 시즌 개막을 불과 4일 밖에 남기지않은 시점에 은퇴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인천 구단의 동계 전지훈련도 다녀왔고, 이미 선수 등록까지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팀의 간판스타이자 올 시즌 전력 구상에서 핵심적인 선수였던 설기현이 갑작스럽게 빠지게 되자 인천 구단은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인천은 오는 7일 광주와 개막전을 앞두고 설기현의 얼굴이 들어간 홍보물까지 이미 제작해놓았는데, 한마디로 '날벼락'인 셈입니다.

 과정도 그랬습니다. 구단, 감독과 상의를 했다지만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나 다름없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설기현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생각해온 축구 철학을 펼치기 위해 지도자 생활은 감독부터 시작하고 싶었다"면서 "대학팀에서 좋은 제의가 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인천 구단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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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 그리고 유럽 무대를 누비면서 한국축구에 큰 기여를 한 설기현은 떠날 때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한 선수입니다. 동료들과 구단을 생각해 은퇴 결정 시기와 과정에 있어서 좀 더 신중했더라면, 그랬다면 더욱 '아름다운 작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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