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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취재파일] 특집-서울대 교수 성희롱 녹음파일 "훨씬 심한 발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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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대 교수 성희롱 의혹을 단독보도했던 SBS 류란 기자가 팟캐스트 'SBS 오디오 취재파일'에 출연해 이 사건의 자세한 뒷이야기를 밝혔습니다.

류 기자는 "방송에 나간 (발언) 수위는 전체 음성 파일의 평균 수위보다 한참 낮다"며 A 교수의 육성 녹음을 들어보면 훨씬 더한 성희롱 발언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 기자는 2시간 30분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학부생인 피해 여학생과 A교수 단둘이 학교 밖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가 들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류 기자는 "A 교수가 '뽀뽀해달라'고 계속 요구를 한다든지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다든지 하는 것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들었던 A 교수의 레퍼토리였다"며 이번 일은 "일회성의 사건이 아니라, A 교수의 평소 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기자는 A 교수가 학부생을 대상으로 대형 강의를 진행하며, 한 학기에 2~3번 맥주 파티를 여는 것으로 유명했고 이런 자리에서 평소 마음에 드는 여성의 전화번호를 받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 핸드폰으로 내 사진을 찍어서 전송해줘" 라고 해 자연스럽게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지속적으로 카톡을 보내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류 기자는 학생들이 저녁 식사자리에 나간 이유에 대해 "A 교수가 중년만 됐어도 의심했을 텐데, 아버지뻘도 넘는 원로교수라 피해자들이 조금 마음을 놓았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류 기자는 이번 보도가 나간 후 "십몇 년 전에 A 교수로부터 방송에 나갔던 것과 똑같은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SBS 오디오 취재파일'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 확인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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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종/ SBS 뉴미디어부 기자·사회자] 안녕하세요. SBS 오디오 취재파일입니다. 저는 SBS 보도본부 뉴미디어부의 임찬종 기자입니다.

오늘은 얼마 전 저희 SBS가 단독보도한 서울대 교수 성희롱 의혹 사건을 취재했던 사건팀 류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취재하게 된 건지, 이 교수가 어느 정도 기간 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들을 해왔는지, 학생들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서울대 측은 몰랐는지, 방송에서는 전하지 못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제 옆에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 사건을 단독보도한 류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류란 / SBS 시민사회부 기자] 안녕하세요

[임찬종] 이게 정규방송이 아니고, 팟캐스트니까. 진짜 물어보고 싶은 것부터 물어볼게요. 이름이 뭐예요 그 사람?

[류란] 이름은 아직 공개하지 않는것을 원칙으로, A 교수로 통칭하고 있거든요.

[임찬종] 아직이라는 거죠? (그런데) 서울대 수학과 강석진 교수는 우리 SBS 8뉴스에 강석진 교수라고 (실명을) 보도를 했단 말입니다.

이 두 사람의 차이는 뭐고, 왜 이 사람은 A교수(라고 실명을 가려주고) 그 사람은 강석진 교수라고 실명을 써주는 건가요?

[류란] A교수같은 경우에는 (서울대)학내 인권센터에 신고가 들어간 상태죠. (인권센터가) 진상조사에 착수한 단계인데요, 형사 고소나 고발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혐의가 특정되거나 입건이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내에서 학칙에 의해 조사만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서 저희가 실명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찬종] 진짜 끝까지 안 가르쳐줄 거예요? 내가 (류란 기자의) 선배인데?

[류란] 하하,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임찬종] 그건 뭐 차차 알아보도록 하고요, 이 사건에 대해서 언론보도가 많이 되어서, 많은 분이 사실 (대강의 내용을) 알고는 계실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사건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고, 자세한 내용 까지는 모르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좀 간단하게 정리를 해주시죠.

[류란] 일단 '서울대가 현직교수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는 기사가) 1보였습니다. 신고가 (서울대) 인권센터로 들어갔고요, 제가 알기로는 이 신고가 실명이 아닌 익명의 피해자들 다수가 함께 모여서 넣은 신고로 알고 있습니다.

[임찬종] 어디에 신고를 한 거라고요?

[류란] 서울대 안에 인권센터라고 하죠, 성희롱·폭력 등 이런 사건들을 해결하는… 제보를 접수받고 조사까지 하는 그래서 실제 법인의 징계위에 회부 여부를 결정하는 단체입니다.

[임찬종] 법인이라고 말한 건 서울대가 법인이니까… (서울대 차원의 징계위에 회부한다는 말이죠?)

[류란] 서울대가 2011년 12월부터 법인화가 됐죠,

[임찬종] 서울대의 인권센터라는 곳에서 서울대에 보고를 하게 되어 있는 건가요?

[류란] 인권센터가 정확히 말하면, 기구로 설명하자면, 학생처 산하 단체입니다.

[임찬종] 서울대 안에 학생처 산하에 인권센터가 있다는 거죠?

[류란] 그렇죠, 총장을 필두로 본부가 있고, 본부 안에 학생처 안에 있는 센터죠. 이 인권센터가 학생들의 신고를 접수해서 조사를 들어가게 되면, 어찌 되었든 간에 이게 중재나 합의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요, 상담이라든지 양쪽이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면 징계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신고를 한 학생들이 징계를 원하고 있고, (그래서) 징계를 할 수위인지에 대해서 지금 (인권센터가) 조사를 하는 단계인 거죠.

[임찬종] 신고는 언제 들어간 거예요?

[류란] 정확히 확인을 할 수는 없지만, 학교가 진상조사를 착수했다고 저희가 1보를 쓴 날로부터 며칠 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임찬종] (류 기자가) 1보를 쓴 날이 언제죠?

[류란] 저희가 2월 4일에 1보를 썼죠.

[임찬종] 2월 초, 1월 말쯤에 익명의, 복수의 학생들이 서울대 안에 있는 기구인 인권센터에 '경영대 A교수가 성희롱 혹은 성추행을 했다.' 이런 신고를 접수했단 말씀인 거죠?

[류란] 맞습니다.

[임찬종] 그럼 우리 SBS 기사에서도 자세히 언급을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신고들이 접수가 됐는지 좀 설명을 해줄 수 있나요?

[류란] 제가 (학생들이 제출한) 그 신고서 자체를 보지는 못했고, 신고를 진행했던 학생들을 통해서 (들었는데_ 그 신고서 안에는 일단 추행과 희롱의 정도, 종류 그리고 그로인한 학생들이 받았던 심적의 고통같은 것들 그리고 이게 단순히 1, 2회에 그치지 않고 몇 년에 걸쳐서 다수를 향해서 있었던, 범죄라고 해야될까요? 학생들은 범죄라고 주장하니까요, 그 범죄였다는 사실이 자세하게 기술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찬종] 그럼 신고한 피해자가 몇 명이나 되는 거예요?

[류란] 정확히 확인을 할 수는 없지만 학교 측에서도 다수로 확인을 하고 있고요. 제가 알기로는 10여 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찬종] 그 분들이 다 A교수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류란]

[임찬종] 상당히 많은데, 기사에도 일부 나왔어요. 첫 기사에는 좀 직접 (말로) 옮기기 불편한 말들이 나오고, (두 번째 기사에는) 녹취록이란 것도 나오고 그랬는데 조금 불편하겠지만, 기사에도 보도가 되었으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성희롱이나 이런 것들이 있었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류란] 먼저 배경설명을 하자면, 제가 이 사건 취재를 한 달 반을 했어요. 본격적으로 한 것은 3주 정도 되고요…

[임찬종] 인권센터에 접수가 들어가기 전부터 취재를 한 거네요?

[류란] 피해자들이 먼저 저한테 접촉을 해왔죠.

[임찬종] 왜 접촉을 했어요?

[류란] 여러 부분이 있겠지만, 학생들의 워딩을 전하자면 학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인권센터라는 조직이, 기구가 자신들을 노출시키지 않고 끝까지 징계까지 결정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번에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가 워낙 거물급이고.

이런 인사에게 '우리가 피해를 입었다.'라고 주장했을 때, 인권센터가 어떤 식으로든, 이 피해 사실에 대해서 축소나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많았고, 그 부분에 대해서6 신뢰할 수 있는 언론과 일을 함께 진행하고 싶다고 (말해 왔습니다.)

[임찬종] 류 기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자라고 생각해서 한 3주 전에, (그러니까) 인권센터에 접수하기 전에 먼저 제보를 한 거네요.

[류란] 신뢰를 주려고 저도 끊임없이 계속 노력을 했습니다.

[임찬종] 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일단 제보가 들어왔는데, 제가 아까 여쭤 봤던 게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들이 있었고 어떤 주장들이 제기되었는지, (이 부분을) 좀 여쭤보겠습니다.

[류란] 제가 지금 피해 사례라든지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말씀 못드리는 이유 중 하나가 이 학생들이 특정되는 거에 대한 위험 걱정이 많아서… 지금 기사를 보시면은 메인 뉴스에 두 번의 리포트로 나갔지만 굉장히 기술적으로 쓴 기사고, 보시면 녹취 안에 들어가 있는 싱크(멘트), 워딩 같은 것들도 해당 교수가 들었을 때, '아 이거 누구다.

누구다.' 이렇게 특정할 수 없도록 피해사례를 계속 유형화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를테면 몇 날 몇 시 어느 장소, (이렇게) 특정되지 않을 수 있도록 어떤 행동, 어떤 워딩 같은 경우에는 최소 2인 이상이 같이 들은 워딩만 유형화하는 작업을 통해서…

[임찬종] 뭐하는 작업이요?

[류란] 인권센터도 같은 방식의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해자가 들었을 때, '아 이거를 제보한 신고한 학생이 누구겠구나.' (이렇게) 특정할 수 없도록…

[임찬종] 정리하자면 기사를 쓸 때 최소한 그 기사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2인 이상이 함께 경험한 사실들만 기사에 써서 최소한 2명 이상의 사람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런 방법으로 보도를 했다는 말인 거죠?

[류란] 네, 그래서 지금 어떤 피해 사례에 대해서 특정해서 말하기가 이 자리에서조차 기술적으로 말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임찬종] 사실 제일 궁금한 부분은, 사람들이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녹음파일 부분이예요. 많은 분들이 용어를 혼동하시는데 녹취록은 녹음 파일을 받아 적은 것이고 지금 류란 기자가 8뉴스에 보도했던 것은 음성변조만 한 A교수의 육성 녹음 파일을 직접 보도한 거잖아요,

그럼 뭐 아까 말씀하셨던 그런 (신중한) 방식으로 보도를 했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여쭤보는데, 녹음 파일이라는 것은 피해자들이 어떻게 녹음을 하게 된 것인가요?

[류란] 이 교수가 피해자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패턴화되어있는데요.

학부생들 가운데 마음에 드는 학생들을 골라서 끊임없이 연락을 시도하고 그 연락을 이 학생들이 잘받아준다, 우리가 쓰는 말처럼 씹지 않고 대답해주는 친구면 결국에는 저녁 식사자리로 불러냅니다.

그 식사자리에 응해서 간 학생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녹음을 한) 이 학생 같은 경우는 그 연락하는 단계에서부터 가해 교수의 (발언) 수위가 높았고 주위 친구들이 식사자리에 가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식사자리에 가기 전에 녹음할 것을 결심할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현장에 있었던 모든 내용이 녹음될 수 있었던 겁니다.

[임찬종] 그러면 이 자리에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제가 (류란 기자의) 기사를 보고 있는데, (제 입으로) 얘기하고 싶지는 않고요.

이 기사를 보고 제가 아는 아주 유명한 언론인 한 분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교수가 된 다음에 제정신이 아니게 된걸까" 뭐 그런 말씀도 하시고 계시는데.

일단 여기서 우리가 직접 '8시 뉴스', 2월 5일 8뉴스에 보도했던 음성파일 내용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여기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오네요. 처음에는 뭔가를 지켜주겠다 이런 말을 하는데 들어보시죠.

[A교수] "내가 딱 너를 보는 순간, 얘는 내 여자 친구감이다. 네가 처녀니까 그건 지키고. 뽀뽀하고 허그를 하고 안고 뒹굴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그건 지켜줄게."

[임찬종] 그리고 또 교수 지위를 내세워서 교수를 챙겨주겠다 이런말도 하는데요 이것도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A교수] "넌 괴롭지? 교수가 뽀뽀해달라고 하는데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고. 네가 교수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또 챙겨줘야지."

[임찬종] 그러면 또 이 부분이 많은 분들이 어이가 없어 하는 건데. 조상의 은덕 운운하는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도 한번 들어보시죠.
대학 성추행 성희롱
[A교수] "천하의 XXX(교수 이름) 애인이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이야. 네가 나를 기분 좋게 해 주면 내가 연구를 많이 하고 그게 인류에 이바지하는 거야."

[임찬종] 자 이제 내용을 한번 쭉 들어봤는데요, 이 음성이 A교수꺼가 맞긴 맞는 거죠?

[류란] 일단 그 녹음 파일 안에 본인, 교수가 스스로 실명을 거론하는, (그러니까) "나 누가 널 챙겨줄게, 나 누가 너한테 이런다는 것은 영광이야." (이런 식으로) 본인이 본인 이름을 자주 언급을 하고요.

그리고 해당 장소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목격자를 저희가 찾아서 인터뷰를 시도를 했고, (결국 인터뷰에) 성공했고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음성 분석 전문가들에게 이 음성과 그 다음에 해당교수의 실제 육성 음성을 녹음해서 비교를 부탁했고, 동일인이 맞다 는 결론을 받았습니다.

[임찬종] 그런데 저도 남성이고, 이걸 보면 하지만, 약간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안 될 정도의 심각한 성희롱인 것 같은데 남성이라서 이걸 이해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말 이게 제정신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의 심각한 성희롱 인데요. 디테일하게 묘사하긴 어렵겠지만 혹시 이게 저녁자리라고 했잖아요, 교수가 술을 많이 먹은 상태였답니까?

[류란] 식사 자리에서 반주형태로 술을 곁들이긴 했지만, 아주 맨정신의 또렷한 상태로 학생은 기억하고 있고요. 저도 그 녹음파일 전체를 들어본 결과 대화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그리고 술에 취해서라고 변명을 할 수가 없는 그런 대화였습니다.

[임찬종] 물론, 술에 취했다해서 전혀 변명이 되거나 감경 사유가 되지는 않겠지만 일단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한 얘기가 아니고 이성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똑바로 자기 말을 논리적으로 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런말을 했다는 것이 더더욱 충격적인 일인데요,

[류란] 저는 더 심각하다고 보는 게, 이번에 제가 기사가 나가기 전에 피해자들 유형화하는 작업에서도 그렇고

[임찬종] 아까부터 (잘 이해를 못한 단어인데), 그 피해자, 뭐하는 작업이요?

[류란] 피해자의 사례를 유형화하는 작업이요.

[임찬종] 피해자들의 사례를 유형화 해서 특정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 저도 잘 모르는 말이고 들으시는 분들도 잘 모르는 말일 것 같아서요.

[류란] 아마 제가 만들어낸 말일 수 있습니다.

[임찬종] 네, 그런 과정에서요?

[류란] 그런 작업에서도 그랬고. 기사가 나가고 나서 추가 피해자들이 저에게 제보가 많이 들어왔는데. 정말 재밌는 사실은 그 기사에 나갔던 문장들 말한 워딩이 십 몇년 전 피해자들도 똑같이 들었다는 점. 그런 말이라고 합니다.

[임찬종] 십 몇년전의 모 피해자는 어떻게 당했다는 겁니까?

[류란] 기사에 나왔던, 뽀뽀를 해달라고 계속 요구를 한다든지 나를 교수님이 아니라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다든지 '내가 너를 선택했다는 것, 내가 너에게 애인이 되자고 말하는 것은 조상의 은덕이다. 가문의 영광이다.' 이런 말들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들었던 이를테면, (해당 교수의) 레퍼토리 였더라고요.

[임찬종] 그냥 이분의 어떻게 보면 영어식으로 얘기하면 '훅업멘트'네요. 굉장히 저렴하고 범죄에 가까울 정도의

[류란] 평소의 인식이 그랬다고 보여집니다. 일회성의 사건이 아니라.

[임찬종] 10년 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신 분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제보를 하고 있다? 류 기자가 보기에는 거의 이분의 작업 멘트인 것 같다?

[류란] 네.

[임찬종] 작업멘트라고 하기에는 상태가 너무 안좋은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이 녹취록을 구하셨고 녹음파일을 들으셨잖아요? 그게 일단 (그 녹음파일이) 한 몇 분 정도 분량인가요?

[류란] 이 피해자의 한해서만은 두 시간 반 분량이였고요, 전체 녹음 파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직접 풀었는데 다 푸는데 아홉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임찬종] 두 시간 반 정도의 분량이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십 초씩 세 번 정도의 30-40초 정도의 멘트가 나갔습니다. A교수로 분석결과 나타나는. 그럼 두 시간 반동안 다른 얘기도 많이 했을 거 아니에요? 류기자가 보기에 (기사에 언급된 멘트가) 이게 가장 심한 말들만 골라낸 건가여?

아니면 이거 말고도 이에 못지은, 아니면 이거보다 더한 도저히 방송용으로 쓸 수 없을 정도의 그런 멘트도 있었는데 안 쓴 건가요?

[류란] 단언컨대, (발언)수위로 본다면 방송에 나간 수위는 전체 음성 파일에 있던 것들에 평균의 수위보다도 한참 낮습니다.

[임찬종] 이거보다 더 한 말을 많이 했단 말인가요?

[류란] 네, 훨씬 더 많고, 두 시간 반 내내 지속됐고요.

[임찬종] 지금 녹취록 가지고 오셨는데, 그럼 이거 녹음을 직접 쓸 수는 없더라도 이 교수 말 중에 보듬어서 정말 충격을 받았다거나. 이건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걸 느꼈던 워딩이 있다면 소개를 해줄 수 있나요?

[류란] 이거를 (소개를) 못하겠어요.

[임찬종] (차마) 말을 못하겠다고요?

[류란] 기사에 나간 말 이외에는 쓰지 않도록 피해자와 법적 대리인까지 세워서 합의한 부분입니다.

[임찬종] (TV) 방송에 나간 워딩 외에는 쓰지 않도록 녹음 파일을 제공한 제보자하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류란] 한 문장, 한 문장이 다 합의가 이루어진 문장입니다.

[임찬종] 이미 이건. 류란 기자가 녹취록을 보았을 때는 그냥 기자의 시각에서 일반적인 상식의 시각에서 훨씬 더 심각한 말도 많지만.

이미 (기사에 나간) 이 멘트만 쓰기로 피해자와 합의를 봤기 때문에 이 멘트 외에는 소개하기가 좀 곤란하다. 하지만 단언컨대, 두 시간 반 짜리 녹음 파일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한 말이 많이 있다. 이 A교수가 했던 말 중에. (이런 말이죠?)

[류란]

[임찬종] 이게 (녹음 파일이 녹음된 저녁 식사가) 지금 단둘이 식사한거예요?

[류란] 그렇습니다.

[임찬종] 단둘이? 학교에서 한 건가요? 학교 밖에서 한 건가요? 말하기 어려운가요?

[류란] 아, 괜찮습니다. 교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임찬종] 학부생이면 많아야 스물 두 세살, 최소 24. 20대 초반일거 아니에요? 이런 여성학생을. 다른 기사를 보면 이 분이 대형강의를 주로 했다고 나왔더라고요.

[류란] (수강생) 80명 정도의 대형 강의입니다.

[임찬종] 정리를 하자면, 70-80명 되는 대형강의에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대형강의에, 20대 초반의 여성 학생을 보고 마음에 들면, 보통 카톡을 많이 보냈다는 거죠?

[류란]

[임찬종] 기사를 보면, 첫 기사(에 나오는) 카톡을 보면 남자친구를 해주겠다, 늙어 보여도 마음은 28살이다, 뭐 이런 말씀을 카톡으로 해서 저녁 먹자고 했다는거 아니에요? [류란] 네 [임찬종] 피해자를 전혀 비난하려는 건 없고, 그리고 피해자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을 것 같아 그러는데, 나이가 굉장히 많으신 분이잖아요. 원로급 교수.

그런데 이런 분이 카톡을 했는데 학부생이 나간 이유는 뭐라고 합니까?

[류란] 또 재밌는 사실이 피해를 주장한 학생들이 모두 강의에만 참석했던 학생들은 아니고요. 이 교수가 한 학기에 두 세번의 맥주파티를 연다고 합니다.

[임찬종] 강의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류란] 경영대에서 아주 유명한 전통처럼 이 교수에 가이드에 따르면 2-3번의 맥주파티에 나가야한다.

이 맥주파티에 나오지 않으면 어떠한 불이익이 있다 라는게 자기들끼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그 술자리에 가면은 당연히 대형강의에서 만나는 자리보다는 아무래도 스킨십이 생기겠죠.

[임찬종] 스킨십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대화를 말씀하시는 거죠?

[류란] 그렇죠. 서로를 인지하는 시간도 될테고. 이 자리에서 교수가 아주 기발한 방법으로. '너 핸드폰으로 내 사진을 찍어서 전송해줘.'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번호가 따지는 거죠.

[임찬종] 둘이 같이 셀카를 찍는 다던가?

[류란] 같이 찍을 때도 있고 나를 찍어줘 라고 할 때도 있고.

[임찬종] 자연스럽게 번호가?

[류란] 그렇죠. 아니면 게임을 통해서 번호를 딴다든지 술자리에서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고

[임찬종] 서울대 교수라서 그런지 머리가 좋긴 좋네요.

[류란] 그 자리에서 특정한, 자신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자연스럽게 연락을 할 수 있는 이를테면 진입 자체는 아주 스무스하게 크게 이 정도 연락이야 문제가 되지 않겠지? 느낄 정도로 진행이 되다가, 이 학생이 연락을 잘 받아주고 예의를 갖춰서 나오면 저희들 끼리 말로 간을 보는거죠.

그렇게 되면 본격적으로 저녁식사자리로 불러내는 이런 일이 패턴화 되어 있더라거요.

[임찬종] 저녁식사 자리에 불러내기 위해서 마음은 28살이야. 이런 얘기들을 한다는 거예요?

[류란] 그렇죠

[임찬종] 그럼 학생들은 나가기 전까지는 그런 상황에서 이 교수님이 나한테 뭔가 흑심을 품고 있다.

아니면 이 교수님이 어떤 나쁜 버릇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나가는 건가요?

[류란] 질문하신 부분에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녁 식사자리에서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한번 해보자 라는 이야기를 한단 말이죠.

[임찬종] 사실 남자 교수가 여자 대학생보고 단둘이 저녁을 먹자고 하면 조금 이상하잖아요? 학교 밖에서.

그런데 명분으로 내세우는 게 너의 진로나 학업에 대해서 이야기 해 줄 것이 있다(라는 말을 한다는 거죠?) [류란] 그리고 피해 학생들 중에 이런말을 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 교수가 중년만 됐어도, 의심을 했을 수 있는데, 60이 넘은 원로교수라는 거죠.

[임찬종] 아버지 뻘이라는거죠.

[류란] 아버지보다 더 한 나이이기 때문에 조금은 걱정을 덜하고 나간 셈이죠.

[임찬종] 근데 나가서 보니까?

[류란] 날벼락인 거죠. 그런데 그렇게 치면 그 녹음을 한 친구는 어떻게 된거냐? 라고 받아칠 수 있는데.

경영대 안에서 이게 너무 패턴화되고 피해자들이 늘어나게 되니까 이 학생들끼리 이런 정보가 공유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 자리 나가면 무슨 일 생긴대.' 그렇기 때문에 이 피해 학생은 녹음할 생각을 하게 된 거죠. 혹시나 모를 불미스러운 일을 대비한 거죠.

[임찬종] 피해자는 한 명이지만, 여러 명의 피해자들이 서로 연대를 해서 인권센터에도 제보를 하고 또 류란 기자에게도 접촉을 할 때 짐작컨대 개인이 접촉했다기 보다 여러 명이 뜻을 모아서 접촉을 했겠죠?

[류란] 네, 그거는 뭐..

[임찬종] 누가 되었든, 여러 명이 모여서 공동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된 계기는 뭐 따로 있나요?

[류란] 아무래도 강석진 교수 건이 있겠죠. 어찌되었던 간에 그 교수가 구속 기소되고. 재판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고 피해학생들에게 큰 용기를 줬던 것 같아요.

이 학생들의 피해가 보면 많게는 5년 전에 있었던 피해도 있는데 그 5년 동안 일을 씻지 못하고,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던 차에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대가 될 수 있었고 이 일이 여기까지 진행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임찬종] 그래서 사실 제일 궁금한 게, 진행이 되고 있는데 A 교수를 직접 만나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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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류란 기자는 문제의 A 교수를 직접 만났을까요? 서울대 교수 성희롱 의혹을 다룬 오디오 취재파일, 2부에서 이어집니다.

- 2부에 이어집니다 -  

- <오디오 취재파일>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아이튠즈'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서울대 학생들, '교수 성추행 문제' 공동대응 나선다
▶ [단독] "네가 처녀니까…" 서울대 교수 성희롱 녹취
▶ [오디오 취재파일] 특집-서울대 교수 성희롱 녹음파일 "듣는 게 괴로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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