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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스리랑카 첫 가톨릭 성인 시성…'화합' 강조

국민 70%가 불교 신자인 스리랑카에서 첫 가톨릭 성인이 탄생했습니다.

스리랑카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도 콜롬보의 갈레페이스그린 해변 공원에서 50만 군중이 모인 가운데 17세기 네덜란드 식민 당국의 박해 속에 스리랑카 가톨릭 교회를 지켜낸 호세프 바스 신부를 성인으로 시성했습니다.

바스 신부의 시성은 가톨릭 교회가 전통적으로 시성의 조건으로 삼은 '두 개 이상 기적'에 대한 인정없이 이뤄져 이례적이라고 평가받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그동안 복자가 되려면 한가지 기적을 입증해야 하고 성인으로 시성하려면 두 가지 이상의 기적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시성 규정을 완화해 더 많은 아시아인 성인을 시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교황은 시성 미사에서 '타인의 존엄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며 2009년까지 26년간 다수 싱할리족과 소수 타밀족의 내전을 겪은 스리랑카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교황은 "하느님에 대한 진정한 경배는 차별이나 증오, 폭력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위한 사랑의 헌신과 타인의 자유와 존엄에 대한 존중, 경건한 삶의 존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이어 내전의 격전지였던 북부 만나르 지역의 마두 성모 성지를 방문했습니다.

마두 성모 성지는 내전 기간 종교와 인종을 가리지 않고 피란처 역할을 했으나 1999년 포격을 받아 피란민 40명이 숨진 곳입니다.

교황은 이곳에서 "이 땅이 아는 모든 악행과 죄를 씻고 스리랑카 국민이 더 큰 화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기원했습니다.

이어 "먼저 우리가 저지른 악행을 알고 진정한 참회를 한 뒤에야 용서를 구할 수 있다"며 내전 기간 벌어진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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