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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대한항공, 1타 2피?…인터넷에 '수상한 찌라시'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가 발생한 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몰랐던 사실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아직도 회자 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한 수상한 찌라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그러니까 사태가 터진 바로 다다음 날 인터넷에서 급속히 돌았던 이 찌라시입니다.

저도 받아본 적이 있고, 여러분도 아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셨을지 모르는 내용인데요, 최우철 기자가 한 번 파헤쳐봤습니다.

뭐라고 쓰여 있는지 한 번 보시면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승무원 복지 수준을 엄청나게 개선한 측면이 있어서 직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그녀가 물러날 경우 기존 위상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편, 비행기에서 내린 박창진 사무장도 평판이 좋지 않고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그래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으니, 1타 2피라는 말이 유행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가해자인 조 전 부사장의 공적인 성과를 부각시키는 한편, 피해자인 박 사무장의 사적인 행실을 비난하는 두 가지 의도가 깔려 있는 겁니다.

물론, 취재 결과 이에 동의하는 내부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고, 오히려 정 반대의 제보들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여론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일부러 작성해 퍼뜨렸다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심지어 조금 다른 버전의 찌라시에서는 사무장이 승무원을 성희롱한 적이 있다고도 적혀 있는데요, 이걸 본 당사자와 가족들이 어땠을까요?

이런 허위 사실 유포, 명백히 처벌이 필요한 범죄라는 점을 취재파일은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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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로스쿨의 파행적인 학사 운영을 SBS가 8시 뉴스에서 두 번에 걸쳐 보도해 드렸죠.

한 학기 내내 수업에 빠진 학생들을 규정대로 유급시키지 않고, 멀쩡히 졸업을 시키려 했습니다.

그래야 이 학생들이 변호사 시험에 응시하고 이 학교 출신 합격생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부가 문제를 제기하자 이미 기말고사까지 끝난 시점에서 학교는 서둘러 보충수업을 마련했는데요, 이 보강마저 학원장의 승인이 없어 인정되지 않자 학교가 이번엔 부랴부랴 여태까지 한 번도 개설한 적 없던 계절학기를 열었습니다.

하나의 편법을 또 다른 편법으로 막으려고만 한 겁니다.

제주도에 있는 한 학교 이야기가 뭐 그리 대수인가 할 수도 있지만, 이 내용을 취재한 류란 기자는 이 사안의 핵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로 해당 기관이 앞으로 법을 다루게 될 예비 법조인들을 양성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은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기르겠다는 취지로 수많은 논의 끝에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도입된 제도입니다.

그런데 수업을 듣기보다는 자습을 해서라도 변호사 시험에 집중하라고 가르쳤다고 하니, 로스쿨 제도의 존재 이유를 로스쿨 스스로가 포기하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학교의 재인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취재파일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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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침 SBS의 법조 드라마 '펀치'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법무부 장관이 검사에게 기업 회장의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일단 한 번 보시죠.

[청와대 하명이야. 김상민 회장 수사 이 정도에서 끊어. 국가 경제가 어려워. 이럴 때 기업인을 수사하고 구속하는 건 반기업 정서를 유발시킬 수도 있고.]

[집안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도 구속시키잖아요. 뭐가 다르죠?]

국가의 경제를 살려야 하니 잘못한 사람을 그만 봐주라는 요구에 여주인공이 멋지게 맞섰고 있죠.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대기업 오너의 사면과 가석방 논란도 같은 논리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법조팀의 권지윤 기자는 취재파일에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한 기업인의 사면 또는 가석방이 왜 문제인지를 자세히 다뤘는데요, 무엇보다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고, 또 사면과 가석방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런 권력자가 아닌,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배려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권 기자는 새삼 지난 2009년 12월 29일 법무부 기자실에 치킨이 돌았던 날을 회상했습니다.

그날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특별 사면이 깜짝 발표됐던 날인데요, 법무부가 기자들을 놀래켜서 미안하다며 치킨을 나눠줬다고 합니다.

그때 그 치킨을 보며 마치 법치주의와 맞바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데요, 당시 기자실에 진동했던 그 불쾌한 치킨 냄새가 2015년에도 재현되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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