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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南 현무-2 vs 北 KN-02…알고 보니 '형제지간'

[취재파일] 南 현무-2 vs 北 KN-02…알고 보니 '형제지간'
▲ 북한 KN-02 미사일

북한의 탄도 미사일 KN-02는 시험 발사를 너무 자주 해서 민간인들에게도 익숙한 북한의 대표적인 미사일입니다. 사정거리가 120km로 알려졌었는데 개량을 거듭한 끝에 현재는 170km까지도 날아갑니다. 미국, 일본을 위협하는 미사일이 아니라 우리를 겨냥하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북한의 미사일입니다.

북한에 KN-02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현무-2 탄도 미사일이 있습니다. 소문만 분분하다가 3년 전에야 베일을 벗은 우리 군의 비밀 병기입니다. 2012년 4월 북한이 은하 3호를 발사하자 우리 군이 북한에 경고 메시지 차원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300km를 날아가 목표물 상공에서 수십개 자탄으로 분리된 뒤 목표물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우리 군 최고의 탄도 미사일입니다.

그런데 서로를 겨누고 있는 현무-2와 KN-02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상 같은 집안의 자식들입니다.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SS 계열이 두 미사일의 아버지입니다. 러시아 SS 계열 미사일 기술을 들여와 우리는 현무-2를, 북한은 KN-02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니 현무-2와 KN-02는 형제지간입니다. 두 미사일과 남북의 처지가 비슷합니다.

● SS-21과 KN-02
김태훈 취파
KN-02, 북한에서는 독사라고 부르는 미사일입니다. 북한 열병식 때 이동식 발사대에 실린 붉은 탄두와 흰색 동체의 미사일이 바로 KN-02입니다. 북한은 사거리가 향상된 KN-02를 100 여기 보유한 것으로 우리 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차량형 미사일 발사대 TEL은 30 여대 운용중입니다. 최신형은 GPS를 장착해 목표물 명중 오차가 50m 수준으로 정확합니다. 3~4분 만에 최대 사거리에 도달할 정도로 속도가 빠르고 발사 후 15분 이내에 재발사할 수 있습니다. 길이는 6.4m이고 고체 연료를 사용합니다.

이 KN-02의 모델은 러시아의 SS-21입니다. 미국의 단거리 핵 미사일 랜스에 대응해 러시아가 개발한 미사일로 러시아는 80년대에 실전배치했습니다. 나토는 스캐럽이라고 불렀습니다. A형과 B형이 있는데 명중오차가 A형은 150m, B형은 95m입니다. 북한은 SS-21을 들여다 훨씬 멀리 날아가고 훨씬 정확한 KN-02 미사일로 발전시켰습니다.

● SS-26과 현무-2
김태훈 취파
▲ 현무-2 미사일(왼쪽)과 SS-26(오른쪽) 미사일.

현무-2 탄도 미사일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소문만 돌던 우리 군의 비밀 병기였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2012년 4월 은하3호 미사일을 발사하자 국방부가 전격적으로 현무-2의 40초 분량 동영상과 스틸 사진 몇장을 공개했습니다. 2001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우리가 탄도 미사일 사거리를 300km까지 늘릴 수 있게 돼 2000년대 초반 개발 완료한 미사일입니다. 그래서 사거리가 300km입니다. 실제로는 500km도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무-2의 자탄이 쏟아지면 축구장 수십개 면적이 순식간에 초토화됩니다. 우리 군에도 배치돼 있는 미국제 전술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와 사거리는 비슷하지만 화력은 현무-2가 몇 수 위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무-2의 모델은 러시아의 SS-26입니다. 알렉산드로 대왕의 아랍식 이름인 이스칸데르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1996년 첫 시험발사가 있었습니다. 사거리는 500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00 km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모양이 현무와 흡사합니다.

SS-26은 우리나라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러시아에 빌려준 차관 20억 달러를 무기로 대신 돌려받은 불곰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로 ‘귀화’했습니다. 불곰 사업으로 전차, 장갑차, 공기부양정, 헬기 등이 무더기로 도입됐는데 고장도 잦고 부품 가격도 올라 욕을 많이 얻어 먹었었지요. SS-26은 불곰 사업의 군계일학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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