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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경주 "올해는 우승 예감…프레지던츠컵 선수로 출전 목표"

"배상문 병역 문제 현명하게 판단해야"

[취재파일] 최경주 "올해는 우승 예감…프레지던츠컵 선수로 출전 목표"
'코리안 탱크' 최경주가 지난 토요일 급작스럽게 오찬을 겸한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최경주 장학재단의 학생들과 중국 광저우에서 동계 훈련을 마친 뒤 금요일 오후 귀국하자마자 토요일 저녁 바로 미국 하와이행 비행기를 타야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급하게 잡은 일정이었습니다.

최경주는 참석한 기자들에게 동계 훈련의 성과와 새해 PGA투어 출사표와 프레지던츠컵 각오 등을 밝혔습니다. 하와이 현지 시간으로 오는 15일 개막하는 소니 오픈에 출전해 새해 첫 PGA 대회를 치르는 최경주는 동계 훈련을 어느 해 보다 열심히 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재단 학생들과 중국에서 공을 치는데 공이 정말 잘 맞아요. 최근 몇 년간 샷 비거리가 매년 70cm정도 줄었었는데 이젠 거리도 늘어 다시 전성기 때와 비슷하게 나가고 무엇보다 숏게임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난 해 왼쪽 팔꿈치가 아파서 벙커 샷이나 어프로치 샷 할 때 왼팔을 들어올리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걸 바로 잡으면서 벙커 샷,어프로치 샷의 정확도가 많이 높아졌어요."

퍼터도 10년 이상 사용해 온 두툼한 그립을 버리고 과감하게 다시 초창기 때 쓰던 일반적인 그립으로 바꿨는데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통그립 퍼터를 사용한 이유가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였는데 퍼팅할 때 공 끝이 자꾸 왼쪽으로 살짝 휘어지더라고요. 고심 끝에 '옛날로 돌아가보자'하고 변화를 줘 봤는데 공이 똑바로 가요.하하."

최경주는 2008년 소니오픈에서 우승하고 7년만에 다시 우승컵 탈환에 나섭니다. PGA 통산 8승을 올린 최경주는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데 호적 나이로 45세가 된 올해 느낌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 우승 기회가 올 만한 코스가 4∼5개 정도 됩니다. 여기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죠. 이 코스들에 중점을 두고 공략하다보면 우승은 꼭 한 번 할 것 같은 예감이 와요. 우승 한 번에 준우승 두 번, 3위 한 번 정도하면 세계랭킹을 50위 안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경주
 최경주의 현재 세계랭킹은 117위입니다. 자연스럽게 프레지던츠컵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프레지던츠컵은 축구로 따지면 월드컵이고 일반 스포츠로 말하면 올림픽 같은 세계적인 축제입니다. 그 축제가 올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데 제가 필드에서 무전기만 들고 다녀서야 되겠습니까? 인터내셔널팀의 수석 부단장을 맡고 있지만 직접 선수로도 뛰어야죠. 그러려면 9월 둘째 주까지 세계랭킹을 최대한 올려 놓아야 하는 의무감과 막중한 사명감이 있는 겁니다. 노승열(105위),김형성(108위) 등 후배들도 단장 추천으로 출전하려면 일단 세계랭킹을 50위 권으로 높여 놓아야 합니다. 100위권에 있는 선수를 개최국 선수라고 해서 단장 추천으로 선발하면 대회 격이 떨어지고 모양새가 영 우습게 되지 않을까요? 후배들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세계랭킹 83위로 한국선수 가운데 최고 순위에 자리한 배상문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순위나 최근 기세로 봐서는 배상문이 자력으로 인터내셔널팀 상위 10명 안에 들 수 있는 확률이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시기에 병역 문제가 걸려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최경주는 배상문의 병역 문제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최근 저희 재단의 학생이 영장이 나왔다며 입대를 연기하는게 어떻겠냐고 저에게 물었어요. 저는 그 학생에게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군대 갔다와서 마음 편하게 쳐야 공이 더 잘 맞을 것 같다'고 얘기 해 준 적은 있어요. 살면서 버릴 수 있는 것은 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라고 우회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며 배상문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경주는 자신이 완도에서 보충역으로 복무할 당시 골프 때문에 영창에 갈 뻔 한 사연도 소개했습니다.

"골프를 치다 왔다는 소문이 나자 선임병들이 얼마나 잘 치는지 쳐 보라고 했어요. 공도 없고 채도 없는데 어떻게 보여줍니까?  군에서는 하라면 하는 시늉이라도 내야하니까 평평한 돌 위에 솔방울을 올려 놓고 소총을 거꾸로 잡아 개머리판으로 솔방울만 정확하게 쳐냈죠. 선임병이 보기에 재미있으니까 한 번 더,한 번 더 이렇게 자꾸 더 해보라는 거예요. 그러다가 대대장에게 걸렸어요. 총구를 자기 쪽으로 겨누는 행위는 자살 위험이 있으니 군법에서 금하고 있는 건데 제가 이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정말 영창에 갈 뻔 했는데 고의가 아니었고 몰라서 한 일이니 선처해달라고 싹싹 빌어서 겨우 옥살이는 면했습니다. 하하"

 최경주는 식사 후 헤어지기 전 따로 마련한 방송 인터뷰에서 마스터스 출전에 대한 소망도 밝혔습니다.
 "제가 마스터스에 11년 연속 출전했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출전 자격이 없습니다. 4월 9일 마스터스 개막 전까지 어느 한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12년 연속 출전이 되는거죠. 열심히 해 볼테니 국민들도 응원과 기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경주의 실제 나이는 호적보다 두 살이 많은 47세입니다. 젊은 선수들보다 거리는 뒤져도 경험과 기술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시니어투어로 가기 전까지 앞으로 3년간은 PGA 정규투어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최경주선수.

 미국 무대를 개척한 한국선수의 맏형으로서 오는 10월 송도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부단장 겸 선수로 직접 뛰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또 그가 말한 3년 안에 PGA 통산 우승 횟수를 두 자리로 늘릴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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