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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LPGA '박신영 벌타' 왜 논란이 됐나?

[취재파일] KLPGA '박신영 벌타' 왜 논란이 됐나?
11월 2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은 연장 접전 끝에 김효주를 꺾은 허윤경의 우승 소식 못지 않게 벌타를 받고 무너진 투어 2년차 박신영의 스토리가 골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논란이 됐습니다.

박신영의 벌타 상황에 대해 일부 골퍼들은 "KLPGA가 규칙을 너무 가혹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동조하는 네티즌들도 온라인에서 협회의 정확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문제가 된 장면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되짚어보겠습니다.

13번 홀까지 8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던 박신영은 파5,14번 홀에서 세번째 샷을 쳤는데 이 공이 그린 경사면에 살짝 박혔습니다.

박신영은 일단 공 뒤에 마크를 놓고 공을 집어든 뒤 살짝 패인 그린을 보수하고 마크 앞에 다시 공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마크와 공을 그대로 놓아둔 채 반대편으로 가서 그린 경사를 살핀 뒤 원래 자리로 돌아와 마크를 제거하려 했습니다.

당시 홀 주변엔 강풍이 불고 있었고 공교롭게도 박신영이 마크를 만지려는 순간 공이 바람에 저절로 움직여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공이 움직이자 순간 박신영은 마크를 그대로 둔 채 움직이는 공을 집어들었고 현장에 있던 경기 위원들이 이 상황을 경기위원장에게 보고했습니다.

보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온 경기위원장은 박신영 선수에게 공을 건드렸느냐고 물었고 박신영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경기위원장은 "공이 바람에 의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은 인플레이 상황이기 때문에 공이 멈춘 지점에 다시 마크를 하고 리플레이스를 해야한다."는 골프규칙 <20조 4항>과 "움직이고 있는 공이 플레이어나 파트너,캐디에 의해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되어서는 안된다."는 <19조 2항>에 저촉된다며 1벌타를 부과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에 당황한 박신영은 이 홀을 보기로 마무리한 뒤 바로 다음 홀인 15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져 결국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여기서 많은 골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공이 마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움직였다면 무벌타로 구제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 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골프규칙에 마크를 놓거나 제거하는 구체적인 행위중에 플레이어가 공을 건드려 공이 움직였을 때는 벌타 없이 원래 마크한 지점에 공을 다시 놓고 플레이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박신영은 왜 구제받지 못하고 벌타를 받았을까요? 현장에 있던 KLPGA 경기위원들은 공이 움직이기 시작한 시점을 '선수가 마크를 제거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하기 전 바람에 의해 저절로 먼저 움직였다'고 본 것입니다.

경기위원장은 선수 본인에게 공을 건드렸냐고 물었고 선수는 건드리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차라리 선수가 마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공을 건드렸다면 무벌타로 구제를 받았을텐데 바람에 움직이는 공을 중간에 집어들었기 때문에 벌타를 적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벌타가 없었다면 박신영은 백규정과 공동 3위를 이뤄 상금을 1천 170만 원 가량 더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금액의 차이는 박신영에게 큰 의미가 있는데요 바로 내년 투어의 풀시드권 확보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박신영의 올시즌 누적 상금은 76,996,429원으로 53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천 170만 원을 더 받았더라면 순위는 50위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시즌 상금랭킹 50위 선수에게 까지 내년 투어 풀시드가 주어집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아쉬운 벌타로 날려버린 박신영은 이제 남은 2개 대회 (ADT캡스 챔피언십,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를 통해 내년 풀시드 확보를 위한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합니다.

만약 마지막 대회까지 상금 50위안에 들지 못하면 큐스쿨을 거쳐야 합니다.

큰 경험을 통해 더 성숙해진 박신영 선수가 이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아 내년에도 1부 투어에서 계속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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