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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울역 고가를 녹지공원으로…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는 어떤 곳?

[취재파일] 서울역 고가를 녹지공원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 뉴욕에서 서울역 고가(높이17m, 길이 938m)를 녹지공원으로 만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국내에서 해도 될 일을 굳이 미국가서 할 필요가 있겠냐 싶겠지만 출장간 티를 내고 싶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박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갖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며 철거보다는 원형을 보존하는 녹지공간으로 재생시키겠다면서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를 벤치마킹했다고 했다.

  하이라인 파크는 1930년에 설치된 공중철로이다. 지상 9m, 길이 2.5km의 구조물이다. 당시에는 물자 수송을 담당했지만, 도로발달로 물량이 줄어들자 1908년에 폐쇄된 뒤 2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돼 왔다. 뉴욕시는 당초 철로를 철거한 자리에 쇼핑몰을 유치하려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반발하자 생태공원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1999년 공원공사를 시작해 2009년 완공했다. 비용은 시민모금을 통해 충당했다고 한다. 버려진 철로를 주변 건물과 어울리게 공원화 한 덕에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뉴욕의 명소가 됐다.

취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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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 이렇게 만들겠다며 조감도도 공개했다.  하지만 서울역 고가 인근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이라인은 오랫동안 폐쇄돼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지만, 서울역 고가는 지금도 남대문시장과 용산, 공덕 등을 잇는 보조간선도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고가가 폐쇄될 경우 교통량이 줄면서 상권과 재산가치가 하락할 것도 우려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고가가 폐쇄될 경우 지금의 교통량을 분산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서울시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 사업을 발표하기까지 지역주민들의 의견수렴이나 담당구인 중구와도 협의절차가 전혀 없었다.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사업은 민선 2기를 맞는 박시장의 핵심공약 중 하나다. 박시장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2016년까지 마치겠다고 한다.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박시장 입장에서 무언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벤치마킹하는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도 10년에 걸친 지역의견 수렴과 공사를 거쳐 완성됐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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