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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갈색 거저리 유충 식품 허용, 고단백질에 맛도 좋아"

대담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윤은영 박사

▷ 한수진/사회자:
곤충요리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예능 프로그램이죠, <정글의 법칙>에서 출연자들이 코코넛 맛이 난다고 감탄하면서 먹었던 애벌레도 있었고요. 아니면 영화 설국열차에서 충격적인 반전이었던 ‘단백질 블록’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아침부터 무슨 징그러운 이야기냐, 하실 수도 있겠는데, 조만간 곤충으로 만든 음식을 식탁에서 만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합니다. 식약처가 어제 ‘갈색 거저리’ 유충을 식품원료로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안전할 뿐만 아니라 미래 식량 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해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윤은영 박사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곤충을 식품 원료로 인정했다, 이런 소식이 참 낯선데요, 이번이 처음인가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기존에는 예로부터 먹어왔기 때문에 메뚜기나 누에 중에서 번데기나 백강장이 등록되어져 있고요. 예로부터 먹어왔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 과학적으로 저희가 입증해서 한 것은 갈색 거저리가 처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번데기, 메뚜기는 우리가 계속 먹어왔었죠. 그런데 지금 곤충을 식품으로 인정했다는 사실에 쇼킹하다, 라고 느끼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일단 ‘갈색거저리’, 도대체 어떤 곤충인가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갈색 거저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딱정벌레에 속하는 딱정벌레 거저리과 유충입니다. 그래서 몸 길이가 약 3cm정도 되고 약간 연갈색을 띄고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식용으로 사육하는 갈색 거저리는 밀기울이나 대두박, 쌀기울, 채소 같은 굉장히 청결한 사료로 사육되고 있는 그런 곤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러 종류의 곤충이 있을 건데, 이 갈색 거저리가 식용으로 선택된 이유는 뭘까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저희가 이제 식용 곤충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곤충을 선택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등록이 되더라도 나중에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미 대량 사육 시스템이 다 확립이 되어 있고 그리고 국외, 네덜란드라든지 멕시코에서 이미 많이 먹고 있고, 맛도 괜찮다고 어느 정도 평가돼 있는 그런 곤충 중에서 선택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외국에서는 이미 먹고 있다는 말씀이시고, 그리고 대량 사육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고요, 이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저희 농촌진흥원 측에서도 연구를 했고, 이미 농가에까지 대량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사육할 수 있는 사료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마련되어 있어서 연중사육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맛도 괜찮다고요, 어떤 맛일까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저희가 조리 연구도 같이 병행을 하고 있는데요. 조리 방법에 따라서 건열조리라고 해서 오븐이라든지 팬에 볶으면 저희가 흔히 말하는 새우과자 같은 맛이 나고요. 고소한 맛이 많이 나는 편이고 그리고 습열 조리라고 해서 찐다든지 데친다든지 그렇게 하면 찐 옥수수 같은 맛이 나서 맛은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저희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번데기 맛과도 비슷한가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약간은 비슷한 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다릅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은 당연히 이 ‘갈색거저리’.. 드셔보셨겠네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저희는 거의 매일 맛보고 있어요. 연구를 위해서도, 조리 방법 같은 것도 어떤 게 맛이 좋을지 연구하느라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하여튼 여러 가지로 레시피로 조리가 가능한 거네요. 그런데 박사님이 드시기엔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던가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저희는 여러 가지 일단 접근하기 쉬운 쪽으로 해서 디저트 류로 해서 빵이라든지 쿠키라든지 쪽으로는 그 고소한 맛하고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았고요. 그 외에도 다른 레시피들도 많이 개발 중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 아이들에게도 먹여보셨어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제가 머핀하고 초코 쿠키 같은 경우에는 여기서 만들어서 집에 가서 제 아이들에게도 먹여봤는데, 초등학생인 저희 애들이 다 맛있게 잘 먹더라고요. 제가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그게 들어갔다는 것도 잘 모를 정도로, 고소한 맛이 좀 더 강하니까.

▷ 한수진/사회자:
겉으로 보면 머핀이나 초코 쿠키인데 사실 그 안에 갈색 거저리가 들어가 있는 건데. 아이들이 어쨌든 모르고 먹었을 때는 맛있었고, 알려주면 뭐라고 하던가요?(웃음)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웃음) 처음에는 약간 거부감을 조금은 나타내지만 이미 먹어서 맛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괜찮게 그 다음에도 또 다시 먹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처음에는 ‘우웩’, 했을 것 같은데요. 많은 분들이 곤충 요리에 대한 거부감은 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식품이 되기 위해서는 이 거부감을 없애는 게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그래서 처음에 살아있는 곤충을 본다면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일단 제 경험으로는 그 분들한테 식용 곤충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시식할 기회를 드리고 맛을 보시고 난 다음에는 거부감이 많이 사라지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교육이라든가 홍보라든가 시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많이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이 곤충을 식품으로 인정했다는 것은 영양소도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저희가 영양 성분을 분석해보니까 단백질 함양이 50% 정도로 기존의 주 단백질원인 육류와 거의 유사했고요. 그리고 그것만 있는 게 아니라 탄수화물이라든가, 지방, 무기질, 비타민 같은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서 저희 판단으로는 기존의 어떤 식품보다도 영양적 가치고 좋고 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단백질 함유량도 거의 육류 수준이다, 소고기랑 비슷하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그런데 소고기보다 훨씬 싸잖아요(웃음). 지금 지난 해 UN식량 농업기구 보고서를 보면 미래 식량 자원으로 곤충을 주목했다면서요? 그 이야기 좀 해주세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UN식량 농업기구에서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목한 이유가 곤충은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고,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양을 사육할 수 있고 그래서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어요.
두 번째로는 온실가스 배출량 같은 게 적어서 친환경적인 편이고요. 그 다음에 영양적 가치도 높고 지구 상 최다 종으로 존재하면서 아직까지 거의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미개발자원이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는 없나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식품이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안 좋은 점은 없는지, 많이 우려를 할 것 같은데 그런 것들에 저희도 대비하기 위해서 인체에 유해물질, 중금속, 세균, 곰팡이, 잔류 농약이라든가 독성평가를 이미 통해서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갈색 거저리 같은 경우도 유충의 독성 평가 같은 것을 이미 해보셨다는 거군요. 그래서 몸 안에 들어가도 전혀 문제가 없다, 안전하다. 혹시나 애벌레가 내 몸에 들어가면 괜찮을까? 여러 가지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이미 그런 면에서는 연구를 다 마쳤다, 하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이미 많은 곤충들을 식용으로 등록한 나라도 있다고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벨기에에서 2013년도, 작년 말인데 한 10개 곤충을 식약처 쪽에 등록을 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저희가 이번에 등록한 ‘갈색 거저리’도 포함되어 있고 귀뚜라미라든지 사막 메뚜기, 누에나방 등이 등록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멕시코는 수출까지 한다면서요, 곤충 통조림 이렇게 만들어서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멕시코는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수출하고 있고, 우리가 곤충 식품이라면 후진국을 많이 떠올리시는데 이미 영국이나 네덜란드, 벨기에 이런 선진국에서도 곤충 식품에 대한 레스토랑이라든지 아니면 제품 개발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저희가 동남아 쪽을 여행하다보면 이런 곤충 요리를 쉽게 볼 수 있죠? 그쪽만 많이 먹는 게 아니다, 다른 나라 서구 유럽 쪽에서도 많이 먹는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식용 곤충을 만들고 곤충 요리를 연구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식량 위기 때문이라면서요, 이게 맞는 말인가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UN식량 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쯤에 세계 인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져서 현재보다 2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경작지 감소라든가 기후 변화 같은 걸로, 식량 위기에 대한 대책을 지금 마련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미래 식량으로 곤충을 지목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050년쯤이면 현재보다 2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하다, 거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박사님은 곤충 연구를 아주 오래 하셨다면서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저는 94년도부터 시작해서 올해 7월이면 만 20년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에게 곤충은 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굉장히 친근한 생명체로 여기시겠네요?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네, 저도 처음에 곤충을 접했을 때는 징그럽게 느껴졌는데, 알에서부터 키워나가면 징그럽지 않고 귀여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애기 때부터 잘 키우면 귀엽다, 애완곤충으로 키우면(웃음), 그런데 뭐 이게 애완 용도가 아니고 우리 미래 식량으로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그런 곤충 요리네요. 정말 조금 있으면 마트에서도 자연스럽게 상용화된 여러 가지 식용 곤충을 볼 수 있겠어요. 지금 뭐 번데기 같은 것은 우리가 통조림으로 볼 수 있는데 말이죠.

▶ 윤은영 박사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저희도 연구를 하면서 이게 만약 등록이 된 이후에는 시중에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때문에 아마 저희 참여 기업체에서도 계속 그런 쪽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조만간이요. 1~2년 사이에 다양한 요리들이. 참 이 사람들이 곤충을 새로운 먹거리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참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이 곤충 요리집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윤은영 박사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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