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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혼자 불 끄러 다니는 소방관 허다한데…"

대담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 한수진/사회자:
‘소방해체를 막아주십시오’ 한 현직 소방관이 인터넷에 올린 청원 글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안전처를 만들어서 재난 대비를 강화한다는데, 왜 일선 소방관들은 반대하고 나선 걸까요? 전 현직 소방대원들로 구성된 소방발전협의회 회장이자 군산소방서 소방장인 고진영 회장님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소방장께서는 소방관 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16년 정도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재 군산소방서 소속으로 알고 있는데, 소방장이면 일반 공무원으로 치면 직급이 어느 정도 되는 건가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7급 정도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 한 현직 소방관이 올린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소방장님도 읽어보셨습니까?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네, 잘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소방 해체를 막아 주십시오’라는 제목인데. 조금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해경 해체, 여기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계시는데, 소방 조직도 해체된 거라고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네, 지금 현재는 안행부 소속 소방방재청이라고 해서 외청이, 소방 조직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안전처가 생기면서 그 외청인 소방방재청이 해체되고, 국가안전처에 소방 본부로 들어가니까, 현재 외청이 해체된 것은 맞죠.

소방방재청은 제가 알기로는 112만 국민 서명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국가 기관입니다. 그 때 처음에 만들었을 때 많은 소방 공무원들이 염원해서 만들어졌고 국민이 원해서 만들어진 소방방재청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해체된다는 것은 소방 공무원들의 어떤 자존심이나 위상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업무적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축소가 되었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소방 해체에 대해서 분노하는 것이고.

▷ 한수진/사회자:
국가안전처라는 더 강력한 재난 컨트롤타워가 생기면 소방관들의 위상도 더 높아지는 것 아니었나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네, 잘못 알고 계신 게 뭐냐면, 3만 9천 여 명의 소방관들이 현재 정원으로 잡혀있는데 99%가 지방직입니다. 현장 대원들은 모두가 지방직이고, 안전처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지휘부만, 수뇌부만 들어가는 것이죠. 나머지 지방 조직은 그대로 현재 지방 조직으로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고 변화가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자체 소속으로 그대로 다 남아 있는 거고, 지방직이란 말씀이시고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네. 그래서 현장에 직접 투입되어서 인명을 구조하는 대부분의 소방관들은 현재 지방 소방 공무원으로 되어 있는 것이죠. 최근에 소방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쓰는 장갑을 직접 사서 끼운다고 해서 언론이 뜨거웠었는데, 노후화 장비나 인력 부족 현상이나 그런 것들 때문에 현장 대응하기 힘들고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 지방 조직을 그대로 두고 위에 있는 소방방재청만 본부로, 국가안전처에 있는 소방 본부로 들어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 뭐가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죠.

▷ 한수진/사회자:
지방 자치 단체 소속으로 되어 있는 이 문제가 상당히 중요한 문제네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아주 굉장히 중요한 문제죠.

▷ 한수진/사회자:
해경이나 경찰 공무원은 국가직이죠?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네.

▷ 한수진/사회자:
여기에 대해서 정부에서는 ‘외국도 소방은 지자체 소관이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던데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아, 그렇지는 않습니다. 소방 공무원이 하는 업무를 과연 이게 국가 사무냐, 지방 사무냐, 해서 분석한 게 있습니다. 전문가들 분석한 것 보면 48%가 국가 사무이고, 26%가 공동사무이고 지방 사무는 23, 24% 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여당의 한 의원이 국가 안전처로 들어가면 예산도 늘려주고 인력도 증원시켜주고. 소방관들이, 국민들이 염려할 것이 아니다, 하고 모 신문에 나왔는데. 구조적으로 그렇게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예산이 많이 있다고 해서 소방 공무원을 무조건 늘릴 수 가 없습니다. 현재 소방 공무원들은 각 시, 도에 있는 정원으로, 일반직 공무원들과 같이 묶여있어서 소방 공무원을 늘리면 일반직 공무원을 축소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소방 공무원만 늘릴 수 없는 구조입니다, 지방 조직화 되어 있는 현재 이런 상태에서는.
그래서 이런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서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대원들의 역할을 다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안전처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더 확보한다는 정부의 안이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주장은 10년 전부터 우리가 계속 주장해왔던 내용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지금 이 순간 세월호 사건 때문에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부터 계속 그런 문제가 있어서 주장했던 내용들이라, 지금 현재 이렇게 큰 사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조직의 변화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 소방관들이 더욱 더 분노하죠.

▷ 한수진/사회자:
소방관들 인터넷에서 개별적으로 장갑을 구매한다고, 그 열악한 처우가 알려졌고. 얼마나 다들 분노하셨어요. 그리고 인력이 부족해서 소방관 혼자 불 끄러 다니는 경우도 많다면서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그렇죠. 현재에도 지금 모 도에서는 혼자 근무하고 혼자 불 끄러 들어가는 소방관들이 아직도 허다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지자체 소속으로 되어 있는 것도 큰 원인이 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국가직을 해달라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그것은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보니까 국가직이 그래도 낫겠다, 해서 주장하는 것이지. 그런 것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우리는 국가직 해 달라, 그런 이야기는 또 아닙니다. 국민들이 조금 잘 이해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가직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결국 문제는 돈일까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네, 예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기재부에서 가장 반대가 심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희는 그렇게 인식을 하죠. 세월호 참사로 그 많은 국민들이 희생당했는데 그것을 다시는 그런 희생을 없게 하기 위해서 국가안전처를 만들면서도 실질적으로 그 현장 대원을, 들어가서 구조할 수 있는 공무원들을 그대로 거기에 국가직으로 해서 좀 더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데 돈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는 국민의 안전을 정부가 보호 할 그런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런 문제들이 결국 국민들 안전과도 직결되는 거잖아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직결되는 것이죠. 정부 수뇌부, 예를 들자면 국가안전처 재난 컨트롤이 세계에서 가장 잘 된 컨트롤이 대한민국에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이번 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보았듯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서 인명을 구조하는 것은 현장 대원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면에서 조직의 사기 문제도 상당히 큰 것 같아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그래서 일부에는, 일부에서는 소방 해체가 잘 됐다, 우리는 상관하지 않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소방대원들도 많습니다. 왜 그러냐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그렇게 현장 대원이 어려운 여건이나 우리의 업무를 조금 더 충실하게 해두려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외쳤는데, 소방방재청에서나 정부에서 계속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렇게 홀대를 하는 것을 보고, 차라리 우리도 그냥 다 해체해버리고 우리 본연의 업무만 하겠다, 그렇게 어떻게 보면 하소연식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제 새누리당의 윤상현 사무총장이 “신설되는 국가안전처 차관을 소방방재청 출신이 맡도록 하겠다” 이런 이야기도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현장 대원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물론 소방계급상 총감이라는 최고의 직위가 한 단계 낮아져서, 겉으로는 공무원의 위신이 하향되었다, 깎였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한테는 그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장 대원들이, 인력이 확충되고 노후화 장비를 해결해서 우리가, 인명을 구조하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생각이 더 많기 때문에, 여론이 이렇게 들끓어서 소방 계급을 총장급으로, 장관급으로 해주겠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것은 보여지는 어떤 대책이고 개선이라고 볼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대다수 소방관들도 이번 소방관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동의를 하는 그런 분위기 인가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억울하니까 변화된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동의하시는 거고, 어떤 분들은 표면상 소방방재청이 해체되고 계급이 한 단계 낮추어지고 그런 것에 대한 위상이 깎였다고 해서 분노하시는 분들도 있고.
근본적인 소방관들의 생각들은 지방 조직이 국가조직화 되어서 현재 안고 있는, 혼자 소방 공무원들이 불 끄러 들어가고 노후화 장비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을 원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죠. 그런 것들은 사실 보여지는 것들은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현장에 근무하는 소방관들의 마음을 대변 하자면.

▷ 한수진/사회자:
지금이라도 국가 재난 안전시스템 개편,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세요?

▶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재검토해야 한다고, 반드시 그렇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진영 군산소방서 소방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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