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현수막 전쟁 내용이 뭐기에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만 탐하는 민주당의 싸움 정치, 갈등조장 정치의 증거가 이 현수막입니다. 민주당은 빨리 이 현수막을 걷어내려야 합니다."
민주당은 현수막 내용은 진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정애 민주당 대변인(11일, 현안 브리핑)
"현수막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은 새누리당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싸움의 도구'로 애용되는 정치현수막 그 이유는
현수막 전쟁에 열을 올리는 여야의 속내가 궁금했습니다. 담당 실무자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현수막은 가장 효율적인 싸움의 도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제작하는 현수막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게 가격이 7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싼 가격에 제작이 가능하고, 중앙당에서 오늘 오후에 문구를 내려 보내면, 재빠른 지역은 다음날 바로 현수막을 제작해 내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비용대비 효과를 따져보면 현수막은 흠잡을 데가 없다고 실무자들은 말합니다. 신문이나 방송 광고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한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현수막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노출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문구가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반응도 격렬해서 수위가 높은 현수막이 걸리면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전화가 바로 걸려올 정도라고 합니다. 게다가 선관위가 현수막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현수막은 철거당하면 그만입니다. 싼 가격에 싸움을 거는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상대방에게 더 아프고 더 자극적인 현수막이 판을 치게 되는 겁니다.
현수막에 등장한 기초연금, 결국 선거에 활용되나
선거를 위해 제작된 자극적인 정치현수막에 기초연금이 등장했다는 거는 기초연금이 결국 선거에 활용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기초연금법 처리가 지연되는 것이 스스로는 물론 상대방에게 얼마나 불리한 것인지도 정치권에서는 주판알 튀기느라 분주합니다. 당장 지방선거에서 자신들에게 더 불리하다는 견적이 나온다면 지금이라도 타협을 하겠지만, 여당이나 야당이나 서로 느긋합니다. 서로에게 입히는 상처가 상대방이 더 크다는 계산 때문입니다. 일단 끌어볼 때까지 끌어서 선거 국면에 카드로 쓰겠다는 심산입니다.
결국 이 와중에 골병이 드는 건 당장 7월 달부터 기초연금을 지급받아야 할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들입니다. 이미 정부가 시한으로 제시한 3월 10일을 넘겨버렸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생활자금이 될 기초연금이 정치권의 이해다툼으로 제때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정말 지급이 지연되기라도 하면, 그분들의 분노를 정치권이 어떻게 감당할지, 선거를 앞둔 현수막 비방전에 등장한 기초연금을 보면서 착잡한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