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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매일 바뀌고…황당한 세종시 시립의원

<앵커>

이런 병원이 있습니다. 진료해 주는 의사가 매일 바뀌고, 나는 아픈데 의사랑 시간이 안 맞으면 진료도 못 받습니다. 세종시에 들어선 시립의원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이다 병원은 늘 적자 신세로 세금만 먹고 있습니다.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세종시 중심부에서 15km 떨어져 있는 세종시립의원입니다.

고혈압 때문에 방문한 노인은 진료 의사가 없어 그냥 돌아갑니다.

[(의사가) 없다고 하던가요?]

[환자 : 환자가 없으니까 한 달에 한 번씩만 온다 이거지. 한 번에 몰아서 본다고…]

진료 일정을 알기도 어렵습니다.

[병원 직원 : 시간표가 안 나와서…(그러면 시간표가 매달 달라요? 매달?) 네, 아직 안정되지 않아서….]

이 시립의원은 세종시가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에 위탁해,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고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는데, 간단한 진료도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전체 의료진은 40명이지만, 상주 의사는 단 2명, 나머지는 모두 서울에서 출퇴근합니다.

교대 근무로 진료 과목과 담당 의사가 매일 바뀌어 진료의 연속성을 찾기가 힘듭니다.

[환자 : 환자는 봤던 의사가 (계속) 보길 원하고, 그 분한테 내 건강을 전적으로 맡겼으면 좋겠고. 그런데 오시는 분이 계속 바뀐다고.]
 
이 때문에 개원 당시 월 1천 명이 넘던 환자 수는 갈수록 줄고 있고, 월 평균 진료수익은 2천 300만 원 선인데 비해 인건비로만 1억 6천만 원이 나갑니다.

그동안 의료진 인건비로만 10억 원 가까이 지출했는데, 모두 세종시가 지방세로 부담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직원 : 환자를 한 명도 안 보고 올 때도 있다고 하던데… ((의사가) 50~60만 원 정도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한 번 갈 때마다…) 하루 일당은 그렇게 주죠. 안 그러면 (서울대병원) 의사가 안 가죠.]

대학병원의 전문 의료진이 동네 의원 수준의 간단한 진료만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김수현/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 질 좋은 서비스를 상시적 지속적으로 제공받느냐가 핵심인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다는 점에서 서울대병원이라는 외형만 가져온.]

세종시는 다음 달부터 상주 의사 수를 늘리기로 했지만, 전시행정이 키운 불편과 문제가 해소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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