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관리비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며 주민과 입주자 대표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달 내는 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입주민들이 확인할 방법이 없어 문제입니다.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며칠째 천막 농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몇 차례 이뤄진 아파트 공사를 둘러싸고 주민과 대표 사이에 분쟁이 생긴 겁니다.
주민들은 공사비가 부풀려져 새 나갔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대표는 주민 공청회를 거친 정상적인 공사였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주민들은 대표를 상대로 법적 조치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달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전 관리소장과 입주자 대표가 아파트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혐의였습니다.
[경찰 : 입주자 대표나 관리사무소에서 관리비 집행을 어떻게 잘했는지 보는 겁니다.]
경찰이 두 달간 아파트 비리를 집중 단속한 결과, 입주자대표 비리가 30% 정도 차지했습니다.
대표가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집행하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사전 사후 규제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아파트 공사 업자 : 아파트 비리는 거의 똑같습니다. 누가 먼저 입찰공고를 동대표 회장한테 건네줬느냐? (그러면) 그 업체만 들어올 수 있는 묘한 단서를 달아요. 그때 (돈이) 오고 가는 거죠.]
입주민은 부과되는 관리비를 낼 뿐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송추열/아파트비리척결 운동본부 대표 : 돈이 왔다갔다하다 보니까 나쁜 마음을 먹고 입주자대표 회의를 장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요, 제재를 가하거나 견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으니까 아파트 문제가 끊임없이…]
우리나라 주택의 59%를 차지하는 아파트의 한 해 관리비는 12조 원 규모입니다.
전자입찰이나 회계감사 의무화 등 아파트 관리비 투명화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된 채 잠자는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종우,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