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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실험 재현, '순식간에 RPM 치솟더니…'

[급발진 대책 없나 ②]

<앵커>

지금까지 차량 급발진에 대한 정부나 제조사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기계적 결함으로는 급발진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그런지, 전문가와 함께 재현 실험을 해봤습니다.

급발진 연속기획, 하대석 기자입니다.



<기자>

급발진 의심사고의 원인으로 빈번하게 지목되는 부품은 스로틀밸브입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스로틀밸브가 열리고 열린 만큼 연료가 엔진으로 분사돼 속도가 높아집니다.

이 밸브에 문제가 생기면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급발진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습니다.

국토부는 지난 6월 이런 논란을 잠재우겠다며 직접 재현 실험을 벌였습니다.

[제가 강제로 (스로틀밸브를) 한 번 더 열어 보겠습니다.]

강제로 스로틀밸브를 열었는데도 차가 자동으로 엔진 회전을 제어하면서 급발진이 발생하지 않았고 국토부는 기계적 결함에 의한 급발진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윤영한/급발진 추정사고 민관합동조사반장 : 자동차 결함 때문에 급발진 현상을 현재 우리 기술로서는 찾아낼 수 없었고 존재할 수 없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급발진 의심 사고를 겪었다는 임 모 씨.

[임모 씨/급발진 의심사건 경험자 : 브레이크를 발에 온 힘을 다해 밟은 거죠. 차는 계속 가는 거예요. 브레이크가 아주 딱딱했어요.]

시동을 끄고 나서야 간신히 사고를 피했습니다.

문제의 차를 서비스센터로 견인한 뒤 찍은 화면입니다.

센터 직원이 주차 모드에서 시동을 걸자,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굉음을 내며 RPM 즉 분당 엔진회전수가 5000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스로틀밸브와 케이블 문제였습니다.

[(스로틀바디(스로틀밸브) 문제야?) 네. 바디(스로틀밸브)가 녹슬어서 그래. (밸브가)갔다가 못 돌아오는(닫히지 않는) 것 같은데…]

제조사는 스로틀밸브를 무상 교체했지만 제조사도, 국토부도 급발진을 인정한 건 아닙니다.

주차 모드에선 RPM이 치솟더라도 주행 중엔 급발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광범/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차장 : 주행 중에 이 부분이 고착돼서 열리게 됐을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급가속 현상은 일어나진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급발진은 발생하지 않는단 뜻인데, 과연 그런지 전문가와 함께 실험해봤습니다.

사람이 타지 않은 상태인데도 전자제어 장치를 조작하자, 스로틀밸브가 열리더니 굉음과 함께 RPM이 치솟습니다.

또, 순식간에 속도가 시속 190km에 다다릅니다.

[박병일/자동차 명장 : 국토부 실험은 정상적인 차의 경우만 보여준 거고 비정상적인 경우는 실험을 안 했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조건만 살짝 바꾸게 되면 RPM도 올라가고 차도 튀어 나가는 현상이 있단 말이죠.]

급발진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정부와 제조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상담만도 856건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설민환,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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