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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역시 박태환! 클래스가 다른 '스퍼트'

박태환, 계영 800m에서 대역전극

[취재파일] 역시 박태환! 클래스가 다른 '스퍼트'

'마린보이' 박태환이 전국체전 계영 800m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소속팀 인천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와 400m, 그리고 단체 종목인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 등 모두 5종목에 출전 신청을 했습니다. 내일 혼계영 400m을 남겨두고 4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4관왕에 올랐습니다.

사실 월드클래스의 박태환에게 자유형 200m와 400m 금메달은 '떼 놓은 당상'이었습니다. 관심은 4명이 출전하는 릴레이 종목인 계영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느냐였습니다. 지난 20일 계영 400m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태환은 2위로 레이스를 넘겨 받아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습니다. 기대했던 역전극에 역시 박태환이라는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어제 800m 계영에서는 그보다 더 짜릿한 역전극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800m 계영은 4명의 주자가 200m씩 자유형으로 레이스를 이어가는 방식입니다. 인천선발팀은 결승에 나선 8팀 가운데 지난해 전국체전 기록이 가장 안 좋아 8번 레인을 배정받았습니다. 지난 대회 기록이 좋은 팀이 4,5,3번순으로 레인을 받았습니다. 양쪽 끝인 1번과 8번 레인은 상대 선수들의 레이스를 살피기 어렵고 물살의 저항도 커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박태환이 1번 레인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때문에 '1번 레인의 기적'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박태환 캡쳐_500
5위에서 1위로! 마지막 주자 박태환의 대역전극

계영 800m 결승에서 인천팀의 앞선 3명의 주자들이 역영을 펼쳤지만 중위권으로 처졌습니다. 8팀 가운데 5위로 마지막 주자 박태환에게 바통을 넘겼습니다. 1위와는 5초 이상 차이가 났고, 거리상으로 10m가 넘게 뒤처졌습니다. 이는 박태환이 이미 예상했던 격차였습니다. 박태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두와 5∼7초 정도의 기록 차이가 난 상태에서 레이스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200m 구간을 책임진 박태환은 앞 선수들과의 격차를 조금씩 좁히며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700m 지점을 4위, 750m 지점을 3위로 통과한 박태환은 마지막 50m 구간에서 스퍼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여m를 남기고 마침내 선두로 올라섰고, 0.47초 차의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눈 앞에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극을 지켜본 1,000여명의 관중은 일제히 탄성을 쏟아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박태환은 최고의 레이스를 팬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경기 후 박태환은 대역전극에 무척 상기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동료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습니다. 앞에서 기록 차를 최소한으로 줄여줘 막판 스퍼트를 할 수 있었고, 동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4명이서 힘을 합쳐 일궈낸 우승이기에 개인전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기쁘다고 했습니다.  역시 8번 레인은 박태환에게는 익숙지 않았나 봅니다. 중간 레인에 있는 상대 선수들을 볼 수 없어 어려운 승부였다고 토로했습니다. 마지막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까지 역전한 줄 몰랐는데, 전광판에 나온 결과를 본 뒤에야 우승했는지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혼계영 400m에서 5관왕에 도전

박태환은 내일 마지막 종목인 혼계영 400m에 출전해 5관왕에 도전합니다. 혼계영 400m 우승 가능성에 대해 박태환은 50% 미만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주자로서 이번 처럼 최선을 다해 동료들에게 꼭 메달을 선물하고 싶다는 의젓한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박태환이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라이벌 중국의 쑨양과 숙명의 맞대결을 펼칠 곳이 바로 '문학 박태환 수영장'입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박태환이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도 '초대형 선물'을 안겨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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